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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타는 고정금리 대출자...그래도 은행은 '고정금리'

2015-03-17 15:22 | 김은영 기자 | energykim831@mediapen.com

변동금리냐 고정금리냐...은행권 '그래도 고정이 낫다' 조언

[미디어펜=김은영 기자] #서모씨(직장인, 43)는 2년 전 주택담보대출을 연 4%대의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갈아탔다. 정부의 고정금리 대출 전환 정책이 이어지면서 A은행의 권유로 고정금리를 선택했다. 그러나 얼마 전 기준금리 인하 소식을 들은 서씨는 차라리 변동금리가 나을 뻔 했다며 억울해 했다.

#손모씨(직장인, 41)는 지난해 초 주택담보대출을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갈아탔다. 그러나 기준금리가 1.75%로 떨어지자 중도상환 수수료를 지불하고서라도 고정금리에서 변동금리로 옮길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B은행은 손씨에게 연 4%대로 내는 고정금리로 10년 거치식 상품이기 때문에 변동금리로 옮기는 것보다는 고정금리로 가는 것이 나을 수 있다는 설명을 했다. 현재 갈아탈지 말지 고민 중이기는 하지만 고정금리로 가는 쪽을 택하기로 했다.

금리 인하 소식에 울분이 터지는 주택담보 대출자들이 잇따라 늘어나고 있다. 정부는 이미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전한할 것을 홍보해 오며 고정금리로 전환을 유도했다. 그러나 최근 기준금리가 1%대로 떨어지는 초저금리로 접어들자 정부를 믿었던 고정금리 대출자들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11년부터 가계부채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전환하도록 유도했다.

   
▲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금리 인하 소식에 고정금리로 전환한 주택담도 대출자들이 떨어지는 변동금리로 인해 정부의 정책에 불만을 쏟아냈다. 그러나 은행권은 여전히 변동금리보다는 고정금리 쪽이 더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미디어펜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금리 2% 시대가 본격 가동됐다. 우리은행의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최저 금리는 현재 2.88%이고 신한은행은 2.98%다. 새로 주택대출을 받으려는 사람이나 기존 주택대출을 낮은 금리 상품으로 갈아타려는 사람들은 이제 2%대 대출 금리로 적용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미 고정금리 대출을 받은 사람은 억울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대출금리가 고정돼 시중금리 인하의 혜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이달 중 출시하려고 하는 ‘안심전화대출’의 대상자도 되지 못한다. 중도상환수수료 없이 2%대 고정금리로 이동할 수 있는 상품으로 변동금리 대출자와 이자만 내고 있는 대출자로 한정됐기 때문이다.

대출을 받은 지 1~2년 밖에 안 된 대출자들은 대출 기간에 따라 중도상환수수료를 내고 다시 변동금리로 전환 할 수 있지만 이런 선택 역시 쉽지 않다. 중도상환수수료는 대출 받은 금액에서 1년 이내일 경우 1.5%의 수수료를 물어야 한다. 2년이면 1%, 3년이면 0.5%이다.

1년 전 1억을 빌린 대출자가 10년 거치식 상품을 대출했다면 굳이 150만원을 더 내고 10년간의 변동금리로 갈아타야할 이유가 없다. 지금과 같은 초저금리 시대에는 이득을 볼 수 있을 수 있어도 10년간 초저금리로 유지된다는 보장이 없어서다. 믿었던 정부의 국민 정책에 발등을 찍힌 고정금리 전환 대출자들은 울고 싶은 심정이다.

그러나 은행권의 의견은 대출자들의 의견과 사뭇 달랐다. 은행권에 따르면 기준금리 인하로 변동금리 인하에 따른 주택담보 대출 금리 인하가  고정금리 대출자들에게 상대적인 박탈감을 주는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사람마다, 상황별로 달라진다. 

특히 하나은행은 3년 후 변동금리로 되는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최저금리가 2.9%까지 내려왔고, 외환은행 역시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3년 후 변동금리) 최저금리가 2.72%, 최고금리가 3.02%까지 떨어졌다.

은행의 한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로 조금씩 시중 은행들의 대출 금리 인하가 잇따라 보인다"며 "그렇다고 모든 대출자들에게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나은 혜택이라고는 말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은행관계자는 "새롭게 대출을 받는 사람이라면 고정금리로 받는 것이 좋으며, 기준금리가 지금은 초저금리로 이어지고 있지만 언제 오를지는 모르는 일"이라며 "만약 4~5%대의 고정금리를 받는 사람들이라면 3%대 중반, 2%대의 변동금리이니까 중도상환 수수료를 물고서라도 다시 옮길 수 있지만 대출을 받는 유형별 다르다"고 조심스러워 했다.

박승안 우리은행 강남역 지점장은 "고정금리에서 변동금리로 전환할까하는 문의 전화가 오기는 하지만 아직 고정금리를 변동금리로 전환 한 고객은 없었다"며 "변동금리냐 고정금리냐 등 금리로만 따질 것이 아니라 대출자의 대출 상환과 자금 운용 플랜 속에서 판단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그는 "상품별로 다르고 대출하는 액수로도 다르게 적용되기 때문에 단지 변동금리가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더 나을 것이라는 판단은 성급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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