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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대한항공 새 상표 출원…기업 로고 단순화의 경영학

2022-01-21 14:35 | 박규빈 기자 | pkb2162@mediapen.com
[미디어펜=박규빈 기자]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을 추진 중인 한진그룹이 주력 계열사 대한항공의 새 로고(CI)를 특허 당국에 등록했다. 이 외에도 국내외 유수의 기업들도 기존 대비 단순화 한 로고를 발표해 활용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혁신과 변화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비롯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대한항공 여객기와 한진칼이 신규 출원한 로고 5종./사진=대한항공·키프리스 캡처


21일 특허 정보 사이트 '키프리스'에 따르면 한진칼은 지난해 12월 30일 특허법인 광장리앤고를 통해 대한항공 신규 상표 5건을 특허청에 출원했다. 새 로고는 1도 단색으로 이뤄져 있다. 특히 대한항공의 상징인 기존 태극 무늬는 단선으로 구현됐다. 현용 로고는 엔진 프로펠러를 형상화 한 것으로, 빨간색과 파란색이 합쳐진 형태를 갖추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진칼 경영진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간 합병을 앞두고 새로운 기업 이미지를 보여주려는 것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아울러 기존 여객·화물 운송업에서 벗어나 드론·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관제 시스템 등 미래 먹거리와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대한항공 관계자는 "회사 내부적으로 브랜드 개선과 강화를 위해 아이디어 차원에서 만들어 등록해둔 것일 뿐"이라며 "통합 항공사 출범 등 최근의 이슈들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활용 방향이나 공식화 된 세부 사항은 아직 아무 것도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기아·두산그룹·SK그룹 로고./사진=각 사 제공


삼성 계열사들은 1993년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신경영 선언과 동시에 파란 오벌(Oval) 마크에 'S Λ M S U N G'이라는 워딩이 들어간 로고를 쓰기 시작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2015년 이후로 워드 마크만 사용하기로 했다.

두산그룹도 지난 3일 '3색 블록'을 없앤 텍스트 로고를 공개했다.

특히 기아의 경우 기존 사명에서 '자동차'까지 떼어냄과 동시에 로고도 새로이 론칭했다. 새 로고는 'KIA' 세 글자를 하나로 이은 형태로, '균형·리듬·상승' 세 요소를 반영으며 종합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변신하고자 하는 뜻을 담고 있다.

SK그룹 역시 차제에는 'SK'도 떼어내고 나비 날개 문양의 디자인을 온라인 환경에서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재계 관계자들은 "도형 안에 기업명이 들어가 있으면 틀에 갇힌 것 같아보인다"며 "변화무쌍한 4차산업혁명기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미래를 지향한다는 의지를 담아 로고를 변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기업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로고가 하나둘씩 바뀌어 가고 있다. 로고를 변경하면 명함과 유니폼, 간판 등 광범위한 영역에 적용해야 하는 만큼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필요로 한다. 초기에는 다소 어색한 느낌을 줄 수도 있어 소비자들로 하여금 새로운 로고에 적응토록 하는 인지도 제고 부담까지 지게 된다.

그럼에도 업종을 불문하고 각 기업들이 로고를 단순화 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에 부응하기 위함이다. 정보통신 기업들은 끊임없이 혁신해야 하고, 자동차 회사들은 내연 기관을 비롯한 굴뚝 회사 이미지에서 탈피해 전기차 등 신산업 분야에 진출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GM·폭스바겐 로고./사진=각 사 제공


미국 자동차 회사 GM도 이 같은 배경에서 파란 바탕색에 대문자 사명으로 이뤄진 로고를 흰 바탕에 소문자로 바꿨다. 'm' 하단에 밑줄을 그어둔 것은 전기차의 플러그를 나타내는 것으로, 내연 기관 차량 생산을 접고 전기차 전문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사업 의지도 내포하고 있다.

2019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폭스바겐은 기본과 본질에 집중하겠다며 새 로고를 일반에 선보인 바 있다.

대체로 1990년대 말~2000년대 초 BMW·현대자동차·기아 등을 포함한 글로벌 주요 완성차 제조사들은 입체감을 나타내고자 3D 로고를 사용해왔다. 하지만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 활용도가 높아진 현재에는 단순화된 2D 로고가 대세라는 게 대체적인 평이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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