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은 기자]고공행진 하던 서울 아파트값이 20개월 만에 하락했다. 시장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매수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금리인상, 전세가격 하락 등의 하방압력이 더해진 영향이다. 대선을 앞두고 여야 후보들이 규제 완화와 개발 공약들을 발표하고 있지만, 시장 관망세는 더욱 짙어질 전망이다.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넷째 주 서울 아파트값은 0.01% 하락했다. 25개구 중 11개구가 하락했으며, 6개구는 보합을 기록했다.
강북권에서는 ‘노동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의 하락이 도드라졌다. 강북구와 노원구는 0.03% 떨어졌으며 도봉구는 0.02% 하락했다. 매물이 적체되고 급매물 위주로 거래되면서 하락 거래가 늘어나면서다.
강남권에서는 서초구와 강남구가 0.01% 올랐지만 상승폭이 축소됐다. 송파구는 보합 전환했으며, 동작구와 강동구는 급매물 위주로 거래되면서 0.01% 떨어졌다.
경기도 아파트값은 주요 지역의 하락폭이 확대되면서 보합 전환했다. 이천시(0.21%)와 안성시(0.12%)는 중저가 위주로 상승했지만, 그 외 지역은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45개 시·구 가운데 4개가 하락 전환하고 9개가 하락폭이 커졌다.
특히 용인 수지구는 급매물 거래가 늘면서 0.03% 떨어져 하락 전환했으며, 입주 물량이 증가한 안양 동안구는 0.16% 하락했다.
인천 아파트값은 0.02% 오르면서 상승세가 이어졌지만 상승폭은 축소됐다. 계양구는 작전동 역세권 위주로 0.06% 오른 반면 중구는 보합 전환됐고, 동구와 연수구는 각각 0.03%, 0.01%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대선 이후 부동산 정책 방향이 잡히기 전까지는 거래 절벽이 심화되고 시장 관망세가 짙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대출·세금 규제 완화, 공급 확대 정책에 따라 매도자와 매수자가 움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임병철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재건축 규제 완화와 함께 교통망 확충 등 여야 대선 후보들의 부동산 관련 공약이 쏟아지고 있지만 시장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다”며 “연초부터 DSR 2단계가 조기 도입되고 기준 금리가 추가 인상되면서 수요자들의 운신 폭이 더 좁아진 데다 3월 대선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매도·매수자 간 눈치보기 양상이 더 깊어지는 모습이다”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은 설 연휴를 넘어 뚜렷한 부동산 정책 기조가 나올 때까지는 시장의 관망세와 함께 극심한 거래 침체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이동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