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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두 번 울지 않으려면 이성적 판단을…

2015-04-09 09:10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 최종부 경제진화연구회 부회장

보통 대학생이 바라 본 내일 없는 오늘, 세월호 포퓰리즘

벚꽃이 구름을 이룹니다. 바람과 함께 봄이 불어옵니다. 언제나처럼 따스한 계절은 다가왔습니다만 또 다시 갈등의 한국은 겨울로 가려나 봅니다. 경제에서의 갈등, 이념에서의 갈등, 정치에서의 갈등은 곳곳에 여전합니다.
곧 있으면 세월호 사건 1주년이 됩니다. 모든 이가 가슴아파했고 통탄을 금치 못했던 그 날이 다시 다가옵니다.

1년 전의 그때와 지금의 오늘이 달리진 것이 무엇일까요. 아직도 어느 곳에서는 진실을 밝히라고 합니다. 그때를 잊지 말자며 아픔을 간직하고 살아가자고 합니다.

모든 아픔이 계속해서 잊히지 않고 두뇌 속에 남아있다면 사람은 미쳐버리고 맙니다. 그래서 사람은 망각의 동물일 수밖에 없으며 그것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장치적 역할도 합니다. 세월호의 아픔도 다르지 않습니다. 분명 우리 모두 아팠습니다. 그 아픔은 봉사의 손길로 성금으로 그리고 추모행렬로 이어졌습니다. 그렇게 아픔을 풀어헤친 다음은 아픔을 묻을 줄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감정전염, 계속된 슬픔은 분별 없는 선택으로 가기 마련

심리학에는 Emotional Contagion 즉, 감정전염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계속해서 슬픈 분위기와 우울함만이 발현되다 보면 슬프지 않았던 사람도 슬퍼지게 되는 것입니다. 세월호 유가족들의 슬픔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들이 돈을 노리고 열심히 노력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보다 가슴 아프겠지요. 하지만 그 가슴 아픔을 지속적으로 발현하는 모습이 그들 개인에게는 도움이 될지언정 한 나라 안에서의 정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르겠습니다.

“너는 슬프지 않아? 슬프지 않으면 너는 인간도 아니다”라는 식의 논지는 너무 터무니없지 않습니까.

계속된 슬픔은 분간 없는 선택으로 변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 세월호는 선박 증개축으로 인한 배의 안전성 부재, 당시의 무리했던 과속 항행, 화물 과적 및 관리 부실, 조타수의 급격한 방향전환 등을 원인으로 침몰했다. 세월호는 4월 16일 오전 8시 중심을 잃은 지 2시간 30분 만에 완전히 침몰했다. 좌현으로 기운채 전복, 침몰했다. 사진은 2015년 3월 진도 팽목항의 모습. /사진=미디어펜

1년 전도 그랬습니다. 민간 잠수사를 자처한 여성의 발언은 정부의 발표보다도 신빙성을 얻었고 모두를 구할 수 있을 것 같던 다이빙벨은 어느 사업가의 “좋은 기회”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사실보다는 거짓이 진짜처럼 통용되었었지만 그로인한 분란과 불신의 대가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짊어져야 했습니다. 여기에서 당사자들의 사과는 없었습니다.

세월호는 교통사고이자 안전사고, 감성적 접근은 이제 그만

세월호 정국으로 인해 한국경제는 한동안 엄청난 침체를 겪었습니다. 세월호 사건에 엄청난 비용도 들어가고 있습니다. 세월호 인양까지 한다면 총 비용은 5500억원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단순히 돈이 아깝다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사고를 당할 수 있고 그로인한 적법한 보상은 합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번 세월호 사건은 교통사고였고 안전사고였습니다. 사건 원인으로서의 진실은 사실 밝혀질 것이 없습니다. 이러한 사건의 보상을 해당기업 대신 국민 모두의 세금으로 충당해 줘야 한다는 것이 참으로 의문입니다.

감성적으로는 그럴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나라를 이끌어 가는 정치인은 감성 보다는 이성으로 생각을 하지 않을까요. 누군가는 용기를 내어서 이 문제만큼은 이성으로 판단을 하여야 합니다. 슬픔을 무조건 적으로 잊자, 묻자는 것이 아닌 조금 더 올바르고 정당한 방향으로 나아가자 라고 비전을 제시해 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오늘 어떤 정치인은 ‘진보적 보수’를 내걸었습니다.

   
▲ 세월호선체를 인양해야 하는 가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유족과 야당 등은 선체인양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2000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해 국가가 민간선박을 인양하는 것은 낭비라고 비판하고 있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선체 인양에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인양반대를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상과 경제의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중간이나 중도는 없습니다. 사상과 경제를 이용하여 정책을 만들어 내는 정당이라면 더욱 더 중도는 없을 것입니다. 중도라는 것은 어찌 보면 모른다는 것일 수도 있고 무관심일 수도 있고 기만과 사기일 수도 있습니다. 중도가 없는 대신 투표로서 합의를 하는 것이겠지요. 정치에서의 중도라 함은 타협이 아닌 기만이나 합의가 아닌 포퓰리즘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누가 더 착하고 따뜻한지 대결하는 ‘비정상’ 정치

용기있는 비전제시 대신 세월호 인양은 온전히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경제정책에서부터 기업을 억압하는 사회적 경제를 운운하는 정당이라면 국민의 돈으로 그들의 표를 팔고 다니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요.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누가 더 착한지 누가 더 따뜻한지 대결하는 사회는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분별없는 정치에서는 계속해서 “더 따뜻하게 더 착하게” 를 말하면서 한국 본연의 성장 동력을 갉아먹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미 한국경제는 디플레이션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경제는 더 어려워 질 것이며 더 침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모두가 똑같이 살고자 한다면 똑같이 나누는 사회라면 모두가 똑같이 어려워 질 것은 명약관화 합니다. 정치에서 비전을 제시해주지 못한다면 우리들이라도 더 나은 비전을 제시하여야 합니다. 필자인 저나 여러분들 같은 우리 보통 사람들부터 이성적으로 판단하여 ‘공짜’, ‘무상’, ‘무료’ 라는 것부터 걷어내야 할 것입니다.

내일이 보이지 않는 오늘입니다만 내년을 바라 볼 수 있는 오늘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하면서 글을 마칩니다. /최종부 경제진화연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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