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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점포 줄어도 접근성 그대로…대안으로 부상한 편의점·공동점포

2022-04-12 14:07 |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국내 주요 은행들이 점포 폐쇄를 가속화하는 가운데서도 편의점과 제휴하거나 경쟁사와의 공동점포를 꾸리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촉발된 비대면의 보편화와 비용절감 등을 이유로 은행들이 점포를 폐쇄하고 있지만, 업무 제휴 및 공동점포 형식으로 금융 접근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GS리테일과 금융권 최초로 슈퍼마켓 혁신점포를 GS 더프레시 광진화양점 내부에 마련했다. 지난해 10월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에 설치한 GS리테일 편의점 혁신점포에 이어 두번째 시도다. 

신한은행은 GS리테일과 금융권 최초로 슈퍼마켓 혁신점포를 GS 더프레시 광진화양점 내에 오픈한다고 12일 밝혔다./사진=신한은행 제공



광진화양점은 건대입구역 인근에 위치한 일 내점 고객 2000명이 넘는 대형 점포다. 대학가 인근이라는 지역 특성상 2030세대가 주요 고객층이다. 신한은행은 해당 점포에 화상상담창구인 디지털데스크, 스마트키오스크 등을 설치한다. 

디지털데스크는 은행 디지털영업부 직원과 화상상담을 할 수 있는 기기다. 대출, 펀드, 신탁, 퇴직연금 등 창구 대부분의 업무처리가 가능하다. 스마트키오스크는 예금신규 등의 간단한 창구 업무를 할 수 있는 기기다. AI은행원은 디지털데스크와 스마트키오스크에 접속한 고객들이 필요한 업무를 확인하고 간단한 업무도 처리한다. 

기기 이용시간도 꽤 자유롭다. 디지털데스크를 통한 화상상담 업무는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스마트키오스크는 24시간, 365일 이용할 수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슈퍼마켓에 디지털 혁신 공간을 구현함에 따라 은행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고객 창출이 기대된다"며 "혁신점포를 전국 단위로 확대해 고객들이 더 쉽고, 편안하며, 더 새로운 금융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DGB대구은행도 지방은행 최초로 편의점과의 제휴를 결정했다. 대구은행과 코리아세븐은 금융과 유통이 결합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양사 브랜드 협업에 따른 시너지 제고를 위한 공동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업무협약에 따라, 대구은행은 영업점이 폐쇄된 지역과 영업점이 없던 신도시 지역을 특화 점포로 우선 배정하고, 편의점 내부에 디지털 키오스크를 배치해 다양한 은행업무를 영업점 방문없이 처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르면 오는 2분기 중 대구에서 1호 점포가 개점한다. 

더불어 대구은행은 세븐일레븐 가맹 경영주 경영컨설팅을 지원하고, 온·오프라인 채널을 활용한 다양한 분야의 공동 마케팅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전국 세븐일레븐에 설치된 ATM과 수수료 정책을 제휴해 대구은행 ATM 채널망을 확대한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점포 통폐합으로 감소하는 영업점과 금융기관 부재로 불편함을 겪는 고객의 금융거래 편의성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진 왼쪽부터 손승현 세븐일레븐 금융서비스부문장, 장문석 DGB대구은행 경영기획본부장/사진=대구은행 제공



다른 은행들도 유통업계와의 제휴를 강화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노브랜드·이마트24 등을 운영하는 이마트와 협업하고 있고, 하나은행은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과 업무제휴 중이다. 

은행들은 이종업종 간 제휴로 점포를 만드는 것 외에도 경쟁사와의 '한 집 살림'도 대안으로 택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이달 경기도 용인수 수지구 신봉동에 은행권 첫 '공동점포'를 개설한다. 옛 우리은행 신봉지점 2층 공간을 두 은행이 절반씩 나눠쓰는 형식이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상반기 중 경북 영주 등에 공동점포를 설치할 방침이다. 지난달 29일에는 하나은행과 산업은행이 '하나은행 금융망 공동이용 계약'을 체결하고, 산은 고객이 하나은행 금융망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들 은행의 동침은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고령층 등 취약계층의 금융접근성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비대면 금융의 생활화와 비용절감이라는 당면 과제에 맞서 점포 수는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이날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4대 시중은행과 6대 지방은행의 점포 수는 3914곳을 기록해 4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이들 은행의 최근 5개년 영업 점포 수는 2017년 12월 말 4529곳, 2018년 12월 말 4498곳, 2019년 12월 말 4460곳을 기록하며 비슷한 흐름을 이어갔다. 하지만 코로나19 발발 직후인 2020년 12월 말 전년보다 265곳 줄어든 4195곳을 기록하며 대폭 줄어들었다. 지난해에는 281곳이 폐점하며 역대 최다치를 경신했다. 

은행별로 4대 시중은행은 지난해 3079곳으로 집계돼 1년 전 3303곳 대비 224곳 줄어들었다. 직전연도에도 222곳이 감소했다. 2017년 12월 말 3575곳이었던 점포 수가 2019년 12월 말까지 3525곳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대조적이다. 

지방은행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방은행은 지난해 835곳을 기록하며 1년 전 892곳 대비 57곳 감소했다. 직전연도에도 43곳이 감소하며 800대로 떨어졌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900선을 유지한 것과 대비된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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