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서우 기자] 입국자 격리 해제 조치로 해외여행 수요가 늘면서 면세점 업계도 ‘봄날’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매출 비중이 컸던 중국인 관광객 수가 정상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18일 롯데면세점은 명동본점에 단체 관광객 전용 승강기 3개를 동시 오픈하고, 가동을 시작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전부터 기획했지만, 2년이 지나 해외 관광객이 입국을 시작해서야 선보이게 됐다.
18일 가동을 시작한 롯데면세점 명동 본점 단체 관광객 전용 승강기 지상 3층 입구 전경(왼쪽)과 롯데면세점 명동 본점 12층 화장품 매장에서 쇼핑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오른쪽)/사진=이서우 기자
해당 승강기는 롯데백화점 본점 옥외 주차장 3층과 연결된 지상 3층부터 롯데면세점 12층까지 운행한다. 외국인 단체관광객들은 버스가 주차장에 정차하면, 내리자마자 엘리베이터를 타고 면세점으로 직행할 수 있다.
롯데면세점은 이달 말까지 70~80명 가량 태국 등 해외 관광객 방문이 예정돼있다.
서울 장충동 신라면세점에도 코로나19 이후 간만에 외국인 여행객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여행사와 사전에 계약된 단체 관광객들은 아니지만, 10여명 단위의 개인 여행객들이 쇼핑을 위해 신라면세점을 방문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 14일 명동 본점에 태국 단체 관광객 20여명이 방문했다. 태국 단체 관광객이 방문한 것은 2년 만이다. 이어 15일에도 또 다른 태국의 단체 관광객이 방문했다.
관광객들은 3박 4일 동안 머물면서 신세계면세점 쇼핑 외에도 명동, 경복궁, 가로수길, 홍대 등 서울 대표 관광지와 더불어 남이섬, 딸기 농장, 에버랜드 등을 관광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장충동 신라면세점 외관 전경(왼쪽), 지난 4월14일 신세계면세점 명동 본점을 방문한 태국 단체 관광객(오른쪽)/사진=각 사 제공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소규모 그룹이지만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에 가까워져 가고 있다는 것이라 생각돼 상징성이 크다”며 “동남아 관광객이 늘어날 것을 대비해 매장 개편 등 차근히 준비하고 있다. 동시에 소비자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쇼핑할 수 있도록 방역에도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한-싱가포르 트래블 버블 시행으로 싱가포르 단체 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했지만, 오미크론 확산으로 관광객 입국이 중단됐었다. 이번 입국자 격리 해제 조치로 동남아 지역 방한 관광객과 내국인 매출은 살아날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은 코로나19 봉쇄령 조치로 방한 관광객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오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중국 정부는 방역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안에 중국인 관광객 방한은 어려울 것으로 면세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국내 면세점에서 중국인 매출 비중은 70~80%에 달한다. 내국인 비중은 10% 수준이다.
면세점 관계자는 “매출이 크진 않지만 해외여행을 가는 내국인 수요도 살아나고 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면서도 “면세한도(600 달러) 때문에 여행객들이 면세품 구매에 제약을 느끼는 것은 안타까운 부분”이라고 토로했다.
다른 관계자는 “최근 들어 여행객이 조금 늘기는 했지만, 코로나19 이전에 비해서는 여전히 90% 줄어든 수준”이라며 “조금씩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