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구태경 기자] 반도체 수급난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및 중국 봉쇄 등 잇따른 악재에 자동차 완성업체의 신차 출고 지연 현상이 심화되자, 장기 렌터카 이용자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제주지역에서 렌탈 서비스를 새롭게 오픈한 롯데렌터카./사진=롯데렌터카
아직 계약 기간이 남아있거나 계약시 ‘선택형’을 고른 소비자는 그나마 여유가 있는 편이지만, 곧 기간이 만료되는데 ‘반납 확정형’을 선택한 소비자는 사실상 신차 구매의 선택지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선택형은 계약 만기에 인수반납을 선택할수 있는 경우이고, 인수 및 반납 확정형은 인수확약을 통해 만기 도래시 차량을 인수하거나 반납해야만 한다.
특히 확정형은 인수 및 반납 확약을 통해 렌탈료의 비용 중 일정부분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적지 않은 소비자가 이를 선택하고 있다.
22일 렌터카 업계에 따르면, 최근 소비자들로부터 차량 계약시 이러한 확장형 조건을 선택형으로 변경이 가능한지, 혹은 반납형을 인수형으로 변경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의가 빗발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내는 물론 해외완성차업체의 신차 적체 현상으로 인해 렌터카 계약 만기에 맞춰 차량을 인도받기 어려워지면서다. 이에 더해 신차는 물론 중고차의 구매가격이 급등하면서 소비자의 선택지가 더욱 좁아졌다.
현대자동차 영업팀 담당자는 “지난해부터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로 출고 지연이 있었지만, 최근 들어 러시아 및 중국 현지 공장의 가동중단으로 인해 지연 기간이 더 늘어난 것 같다”면서 “특히 소나타, 그랜저, 제네시스 등 중·대형 세단 중 일부 트림은 인도 날짜를 약속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하는 차량을 포기하고 최대한 빨리 받을 수 있는 쪽으로 선택하는 고객도 늘고 있다”면서 “고객들에게 사과하는 게 하루 일과의 시작이 됐다”고 토로했다.
렌탈업계도 차량 재고 문제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장기 렌탈과 리스를 문의하는 고객이 지난해에 비해 큰 폭으로 늘었지만, 원하는 차량 재고가 없어 계약 성사까지 이뤄지기는 쉽지 않은 편”이라면서 “특히 네비게이션 확장이나, 내장형 블랙박스 배터리 등 고객이 주문하는 옵션에 맞는 차량을 찾는 게 어렵다”고 말했다.
오는 6월에 렌터카를 반납해야 하는 A씨는 “첫차는 신차보다 사고처리 및 보험 등 부담이 없는 장기렌트를 이용한 후, 자차를 구매하려고 했는데 원하는 차량은 8개월이나 걸린다고 해서 포기했다”면서 “직업상 차가 없으면 업무에 차질이 생겨, 렌트를 다시 이용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2015년 2만3472대(2.7%)였던 렌터카 등록대수가 2019년 기준 24만3559대로 전체 자동차 시장의 27.5%를 차지하고 있는 등 렌터카 시장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