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서우 기자] 하림이 두 번째 면류 제품을 선보였지만, 라면이냐 HMR이냐 정체성 혼란으로 소비자에게 확실하게 각인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하림이 지난 달 22일 신제품 ‘더(The)미식 유니자장면’을 출시한 지 2주차에 접어들었지만, 비싼 가격 탓에 시장 반응이 미미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더미식 유니자장면(2개들이 한 팩 종이 포장)/사진=하림 제공
더미식은 하림의 가정가편식(HMR) 브랜드다. 하림은 지난해 10월 ‘장인라면’으로 첫 면제품을 선보였고, 6개월 만에 유니자장면을 선보였다. 더미식 유니자장면은 대형마트에서 2인분 기준 7980원에 판매한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가격은 8700원이다.
하림은 라면이라기엔 다소 비싼 가격의 명분으로 품질을 내세웠다. 특히 면은 맹물이 아닌 직접 우린 닭 육수와 야채육수를 알맞은 비율로 밀가루와 섞어 반죽, 숙성해 튀겨낸 ‘요자이멘(중화풍 튀김면)’이라고 강조했다.
하림 더미식 유니자장면과 비슷한 7000~8000원대 제품들로는 CJ제일제당 ‘고메짜장’, 이마트 피코크 ‘초마짜장’ 등이 있다. 피코크 초마짜장은 반조리 제품인 밀키트고, 고메짜장은 비조리 제품인 HMR이다. 신세계조선호텔의 조선호텔 유니짜장 밀키트 가격도 하림 유니자장면과 마찬가지로 2인분 7900원이다.
가격과 제품 조리방식으로 보면 하림 유니자장면은 HMR이 맞다. 하지만 하림은 유니자장면을 “프리미엄 라면을 표방한 HMR”이라고 정의하면서, 기존 라면업계와 경쟁구도를 형성 중이다. 가정간편식이란 제품으로 한정해서는 올해 목표한 라면 매출 700억 원 이상 달성이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신 소비자 사이에서는 ‘라면치곤 너무 비싸다’는 반응이 나왔다.
서민 대표 음식으로 불리는 일반 라면들은 1000원 안팎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국내 라면시장에서 짜장라면은 5% 수준의 비중이다. 그 중 ‘짜파게티’ 농심과 ‘짜짜로니’ 삼양 등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유지한다.
신제품 출시도 꾸준하다. 오뚜기는 최근 조리법을 바꾼 ‘짜슐랭’을 출시했다. 팔도는 지난 2월 중식당 브랜드 차이797과 협업해 ‘틈새라면 매운짜장’을, 같은 달 풀무원은 ‘로스팅 짜장면’의 신제품 ‘로스팅 짜장면 트러플 오일’을 내놨다. 삼양식품도 지난해 신제품 ‘짜장이라구요’를 선보였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하림 제품은 기존 라면과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기에는 애매한 부분이 있다”며 “농심 짜파게티 아성이 여전히 높고, 최근 들어서는 풀무원 짜장라면 성장세가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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