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올해 들어 미국의 임금과 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가운데 임금과 물가 간 연쇄상승 발생 가능성은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은행이 22일 발간한 ‘해외경제 포커스’ 보고서에 따르면 임금과 물가의 동시 상승은 코로나19 이후 상품과 노동시장에서 수요가 강한 회복세를 보였던 반면 공급은 제약되고 있는 공통요인의 작용에 따른 것으로 판단된다.
재화시장의 경우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공급차지 등으로 소비자 물가가 급등했다. 특히 비대면 경제 활성화로 상품 수요는 급증한 반면 수급 불균형과 물류 차질 등으로 상품 공급이 제약되면서 상품 물가가 올랐다.
노동시장도 보건 리스크에 따른 고령자의 노동시장 재진입이 지연되고 외국인 노동자 유입이 제한돼 노동 공급이 제약되면서 임금 상승폭이 확대됐다.
실제 올해 3월 중 25~54세 남성과 여성 경제활동 참여율은 2020년 2월 대비 각각 0.5%포인트, 0.4%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55세 이상 남성과 여성의 경우 각각 1.5%포인트 감소했다. 경제활동 참여율 회복이 지연되면서 올해 중 실업자 1명당 빈 일자리수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다.
특히 감염 위험이 높은 대면 서비스업 취업 기피 현상으로 레저접객, 운수 보관 등 서비스 부문의 임금상승률이 제조업 등 여타 부문을 크게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임금이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이 안정적인 수준이어서 1970년대 후반의 물가 급등기와는 상이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1970년대 후반에는 경제 전반에 물가상승 기대가 고착되면서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이 매우 높았으며, 높은 실업률을 동반한 고인플레이션이 상당기간 지속됐다.
임금에서 물가 경로를 감안할 때 향후 노동시장 수급 상황이 개선될 경우 임금 상승폭이 둔화되면서 노동시장 요인에 의한 물가상승 압력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고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경우 실질임금 보전을 위한 임금 인상 요구뿐 아니라 고용 단계에서부터 임금을 물가에 연동시키는 변화도 나타날 수 있어 임금과 물가 간 연쇄상승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