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신한은행 채용과정 특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에 대한 대법원 판단이 이달 말 나오면서 금융권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선고 결과에 따라 '3연임'을 앞두고 있는 조 회장의 거취와 신한금융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사진=신한금융그룹 제공.
23일 법조계 및 금융권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오는 30일 오전 업무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 회장의 상고심 선고공판을 진행한다.
조 회장 등은 2013년부터 2016년 하반기까지 외부에서 청탁 지원자와 신한은행 임원·부서장 자녀 명단을 별도로 관리하면서 채용과정에서 특혜를 제공한 혐의로 2018년 10월 기소됐다.
지난 2020년 열린 1심에서는 조 회장이 신한은행장으로 재임할 당시 특정 지원자의 지원 사실과 인적관계를 인사부에 알려 채용업무를 방해한 혐의에 대해 유죄로 판단하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조 회장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고, 지난해 11월 열린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2심 재판부는 당시 무죄로 판단한 근거에 대해 "조 회장이 채용 특혜에 관여했다고 검찰이 특정한 3명중 2명에 대해 정당한 합격이거나 합격 사정을 거친 지원자일 수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1명에 대해서도 "조 회장이 인사담당자에게 서류지원 사실을 전달한 것만으로는 '합격지시'를 했다고 간주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도 "관행이란 미명 아래 일부 지원자를 별도로 구분 및 관리하고 채용팀 관계자들이 지원 사실을 전달받아 인지한 상태에서 채용업무를 진행한다는 것 자체로도 부정채용에 대한 의심을 초래할 수 있다"며 "공정성에 대한 불신으로 일반 지원자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이날 선고 후 "모든 분들게 심려를 끼쳐드려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재판 과정에서 주장한 증거자료 부분들을 재판부에서 충분히 세심하게 보신 것 같고, 현명한 판단을 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경영하는 사람으로서 좀 더 엄정한 잣대로 전반을 다시 들여다보고 투명한 절차를 확립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지난해 3월 연임하면서 부여받은 3년의 임기를 모두 채울 수 있게 됐다. 조 회장의 연임 임기는 오는 2023년 3월 만료된다. 신한금융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따르면 집행유예를 포함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향후 5년간 경영진 자격이 배제된다. 업계에선 조 회장이 대법원의 법적 리스크를 완전히 털어내면 3연임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