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은 기자]건설사들이 최근 몇 년간의 분양 시장 호황으로 실적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상반기 신용등급 상승 기조를 보였다.
하반기에도 건설사들은 양호한 분양성과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공사원가 상승과 미분양주택 증가는 실적과 재무안정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수도권 한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올해 상반기 대우건설·동부건설·두산건설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했다.
한기평은 지난달 대우건설의 신용등급을 A-(긍정적)에서 A(안정적)로 변경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일부 공기가 연장되면서 추가 원가를 반영했지만, 국내 주택시장 호황과 채산성 높은 해외사업 비중이 확대되면서 실적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지난 5월에는 동부건설의 신용등급을 BBB(긍정적)에서 BBB+(안정적)로 올렸다. 2016년 회생절차 종료 이후 한국토지신탁과의 사업 시너지, 대규모 토목·플랜트 시공 경험, 센트레빌 인지도 등에 힘입어 수주경쟁력을 회복하고 중장기 매출기반을 확보했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4월에는 두산건설의 신용등급을 B-에서 B로 상향 조정했다. 유상증자 등 자구계획을 이행하면서 재무구조가 개선됐으며, 주택사업 확대로 영업실적이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한기평은 유일하게 HDC현대산업개발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하향 조정했다. 광주 화정아이파크 사고와 관련해 대규모 비용을 반영한 가운데 사업경쟁력 약화와 추가 비용 부담에 대한 우려가 나왔기 때문이다.
하반기에도 건설사들은 분양 호조를 기반으로 양호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분양가상한제·고분양가 심사제도 개편과 정부의 공급 확대 정책으로 분양물량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금리 상승으로 인한 자금조달 환경 위축, 주택구매 부담 확대는 실적에 부정적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철근과 시멘트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올해 1분기 주요 건설사들의 영업이익률은 하락세를 보였다.
또한 원자재 가격 상승을 반영해 분양가격이 높아지면 매매가격과 분양가격의 차이가 줄어 투자 매력이 떨어지고 지역에 따라 미분양주택이 증가할 수 있다.
이에 한국기업평가는 하반기에 미분양주택 추이를 집중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성태경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경기하강이 현실화된다면 상대적으로 입지가 안 좋은 비수도권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분양위험이 확대될 수 있다”며 “분양위험이 확대되면 직·간접적인 PF 우발채무 부담 증가로 건설사의 재무안정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동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