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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지상주의·연애혁명…네이버웹툰 성공비결은 '경쟁'

2015-05-08 15:28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경쟁’하면 무한경쟁, 약육강식, 적자생존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가 떠오른다. 이는 경쟁을 뺏고 빼앗기는 과정으로만 인식한 것에서 비롯된 편견이다. 한편 이러한 경쟁이 가장 치열하다고 할 수 있는 분야 중 하나가 바로 예술분야다. 예술에 있어서는 저마다의 취향과 해석이 있으므로 경쟁의 공정한 룰을 부르짖기 어려운 경우가 태반이지만 엄연히 경쟁은 존재한다. 그렇다면 예술인들은 경쟁을 악으로 규정할까? 아니다. 오히려 경쟁이야말로 예술의 질을 높이고 예술가의 창작 욕구를 자극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예술인들이 모여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 자리를 마련한 자유경제원은 “경쟁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경쟁’의 본질과 그것이 가져오는 효과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개최 취지를 밝히기도 했다.

자유경제원은 지난 4일 자유경제원 회의실에서 ‘예술인이 본 경쟁, 경쟁은 왜 아름다운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지난 1차 토론회에 이은 두 번째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윤서인 만화가는 경쟁을 통해 성장해 온 만화의 역사를 이야기하며 “만화 산업을 키운 힘은 ‘경쟁’이다”라고 강조했다. 윤서인 만화가는 “네이버 웹툰의 경우 원래 요일별 가나다순으로 서비스 되던 작품들을 조회수 별로 정렬하고, 작품마다 별점으로 평가하는 별점제도를 도입한 후 그 인기가 절정에 다다랐다”고 지적하며 “노골적인 경쟁이 몇몇 만화가들로 하여금 원성을 자아내기도 했지만 결국 진짜 재미있는 만화만 살아남는 효율적인 구조가 되었고 이것이 네이버 웹툰의 힘이 되었다”고 언급했다. 아래 글은 윤서인 만화가가 발표한 발제문 전문이다. [편집자주]

 

   
▲ 윤서인 만화가

만화 산업을 키운 힘, 경쟁

한국 만화는 70년대 후반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하면서 폭발하기 시작했다. 육영재단에서 당시 최고의 어린이 잡지였던 <어깨동무> 에 본격적으로 어린이 만화들을 도입, 당시 애들을 사로잡으면서 쫙쫙 팔리기 시작하자 어 이거 되는구나 뒤질세라 기존에 평범한 소년지였던 중앙일보사 <소년중앙>, 어문각 <새소년>에서도 앞다투어 만화들을 싣기 시작하면서 역사적인 대한민국 만화의 중흥기이자 트로이카 시대가 열렸다.

세 잡지의 싸움이 다할 무렵 80년대 넘어오면서 <보물섬>이 등장해 천하통일을 이룬다.

이후 오랜 세월 1등으로 매너리즘에 빠진 월간지 보물섬을 흔든 것은 바로 주간지 <아이큐 점프>. 선진국의 잡지를 그대로 모방하여 한국 만화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킨다. 발빠른 주간 연재와 최첨단 일본만화를 내세운 아이큐점프를 보물선은 당해낼 수가 없었고 결국 영광의 세월을 뒤로한 채 폐간되고 만다.

드레곤볼의 <아이큐 점프>와 슬램덩크의 <소년 챔프> 양대 일본만화 경쟁으로 주간 만화지 시장은 또한번 크게 팽창한다.

그러나 두 대작만화 연재 종료 후 한국 만화계엔 아무것도 남은 게 없었다. 포연만이 가득한 한국 만화업계엔 대중들의 무관심과 함께 암흑기가 찾아온다.

   
▲ 2004년 단돈 월 500만원으로 웹툰시장에 뛰어들었던 네이버.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는 업계 최초로 웹툰의 요일제를 실시했고 외부 강자를 영입하기보다는 길게 보고 <마음의소리> 조석 작가 등 내부의 프렌차이즈 스타들을 키웠다. /사진=네이버웹툰 사이트 캡처

그러던 2002년 강풀과 강도하 등이 주축이 된 다음 <만화속 세상>이 오픈하며 웹툰의 태동을 알렸다. 웹툰이라는 말도 이때 생겨났다. 웹툰엔 출판만화와는 비교도 안될정도로 노골적으로 강력한 소통과 경쟁시스템에 있었다.

매회 독자들의 반응과 댓글수 등이 실시간으로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작가들의 경쟁심을 한껏 자극하였다. 점점 더 출판만화는 망해가고 웹툰은 슬금슬금 잘되기 시작하였다.

이때 2004년 단돈 월 500만원으로 웹툰시장에 뛰어든 것이 바로 <네이버>이다. 그때 처음 네이버 웹툰을 도입 한 사람이 바로 지금의 네이버 웹툰 대표 김준구(39)다. 오덕력 만랩의 서울대 재원인 김준구는 최초로 웹툰의 요일제를 실시했고 외부 강자를 영입하기보다는 길게 보고 내부의 프렌차이즈 스타들을 키웠다. <골방 환상곡>, < 마음의 소리> <정글고>, <수사9단> 네다섯개로 시작한 네이버 웹툰은 당시 업계 1위였던 다음의 만화들을 차례 차례 따돌리며 <낢이야기> 서나래, <삼단합체 김창남> 하일권 등등 네이버만의 스타들을 키워낸다.

그렇게 잘되던 네이버 웹툰에 일대 폭발의 계기가 찾아오니 그것은 바로 본격경쟁 시스템의 도입이었다. 원래 요 일별로 가나다순으로 서비스되던 작품들을 아예 조회수로 쫙 늘어놔버리고 작품마다 별점으로 평가를 할 수 있도 록 별점제도를 도입해버린 것이다. 이 노골적인 개편에 작가들은 엄청난 부담과 창피함을 호소했으나 이때부터 웹툰은 진짜 강한놈만 살아남는 세링게티가 되어버렸다. 그러더니 급기야 네이버 전체 서비스 중 열손가락 내로 진입하더니 기세를 몰아 예산도 대폭 늘어나고 기어이 2011년경 네이버 지식검색과 비슷한 덩치의 네이버 간판 서비스에 오르며 월 수억의 예산이 집행되는 네이버의 킬러 서비스이자 어마어마한 새로운 산업으로 자리매김했으며 현재 해외에 진출하고 있다. 만화 산업의 중요 시점마다 경쟁이 붐업 역할을 했음을 알 수 있다. /윤서인 만화가

   
▲ 네이버웹툰에 일대 폭발의 계기가 찾아온 것은 경쟁시스템의 도입이었다. 요일별 가나다순으로 서비스되던 작품들을 조회수로 쫙 늘어놓고 작품마다 별점으로 평가를 할 수 있도록 별점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사진=네이버웹툰 사이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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