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달러 환율이 요동치는 가운데 조만간 1500원 선을 넘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산유국들은 원유 생산량을 줄이겠다는 방침을 밝혀 국제 유가는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제 마진은 바닥을 치고 있고, 운임비는 오르는 모습을 보여 국내 정유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환율과 국제 원유 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다./사진=한국석유공사 제공
4일 13시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34.1원으로 나타났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물가 상승을 억제하는 차원에서 기준 금리를 계속 높임에 따라 환율도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1달러 당 1500원 시대가 조만간 도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달러화의 영향을 크게 받는 국제 석유 시장 역시 요동을 치고 있다.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근 유가 하락이 이어지는 등 시장 변동성의 심화로 감산을 원하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석유 수출국 기구인 OPEC+(오펙 플러스)는 오는 5일 오스트리아 빈 소재 오펙 본부에서 하루 원유 생산량을 50만~100만 배럴 가량 감산하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는 전 세계 공급량의 1%를 넘는 수준이다.
하루 4020만 배럴을 생산 중인 오펙 플러스 회원국들이 감산 기조를 밝힌 건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와 '킹 달러' 현상을 반영한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감산 가능성이 높아지자 국제 원유 거래가는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이날 1배럴당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83.69달러, 북해산 브렌트유는 89.12달러, 두바이유는 90.91달러로 전일 종가 대비 0.17~0.33%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이처럼 유가가 소폭 오름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했던 국내 정유업계는 울상을 짓고 있다. 선물 거래로 2~3개월 전에 사온 원유 가격보다 현저히 낮아서다.
지난달 셋째 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 마진은 배럴당 0달러에 수렴하고 있다. 정제 마진은 납사(나프타)·휘발유·경유 등 석유 제품 가격에서 수송 운임·원료비 등을 뺀 나머지 이익을 의미한다. 지난 2분기 톤 당 1.3달러였던 원유 수송 운임은 9월 들어 3달러로 2배 넘게 급등했다.
인건비와 운영비 등을 감안하면 정제 마진이 통상 4~5달러 수준은 돼야 이익 실현이 가능하다는 게 정유업계 설명이다.
올해 6월 마지막 주에는 정제 마진이 배럴당 29.5달러에 달해 SK이노베이션·현대오일뱅크·GS칼텍스·에쓰오일 등 국내 정유 4사의 영업이익 총계는 12조3203억 원으로 집계된 바 있다.
반면 올해 하반기 국내 정유업계 실적은 대폭 줄어들 것이라는 평가가 줄을 잇고 있다. 금융 정보 업체 에프엔 가이드는 3분기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은 1조1075억 원, 에쓰오일은 8744억 원으로 각각 52.45%, 49.22% 감소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횡재세 논란도 정유업계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다. 국회에는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초과 이득세 법안이 계류 돼있다. 이 법안은 초과 이득세율을 과세 표준의 50%로 설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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