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반려인의 상당수가 반려동물의 의료비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으나 펫보험 가입률은 여전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에 판매 중인 펫보험들은 대부분 가입연령을 만 8세로 한정하고 있어 상당수의 반려견이 가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펫보험 활성화를 위해서는 나이 제한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국회 농림축산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이 국내 주요 보험사들과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펫보험 가입률은 △2017년 0.03%(2781건) △2018년 0.12%(8025건) △2019년 0.28%(2만4322건) △2020년 0.39%(3만3652건) △2021년 0.67%(4만9766건)로 여전히 1%대를 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영국의 펫보험 가입률이 20%, 미국이 10%, 일본이 4%인 점을 고려하면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국내 주요 4개 보험사들이 판매하고 있는 펫보험 현황을 살펴보면 평균 보험료는 △A사 5만1292원 △B사 4만4997원 △C사 6만8303원 △D사 2만1550원으로 4개사 월평균 펫보험 보험료는 4만6536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입 조건을 살펴보면 △A사 3개월부터 만 8세까지(갱신시 만19세까지) △B사 만 0세부터 8세까지 △C사 생후 61일부터 8세까지(갱신시 20세까지) △D사 생후 60일이상 만 9세 미만까지로 제한돼 있어 4개사 모두 8세 이하의 반려견만 최초 가입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국내 반려견들의 현실은 현재 판매되고 있는 펫보험의 나이 제한을 초과하는 경우가 상당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9세 이상인 반려견은 2019년 78만7705마리(37.7%)에서 꾸준히 증가해 2020년에는 96만829(41.4%)마리, 2021년에는 114만6241(41.4%)마리에 육박했다.
국내 추정 반려동물 숫자가 2017년 조사 기준치에서 더 이상 증가하지 않지만(2017년 895만35마리, 2021년 743만2935마리) 9세 이상 반려견은 늘어나는 추세를 고려했을 때 현행 펫보험 시장에서 나이 제한 문턱에 막히는 반려동물들은 더욱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펫보험 활성화를 위해 동물등록제를 연계시키는 사업도 진척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동물등록제는 반려 목적의 2개월령 이상인 개는 반드시 지자체에 등록하게 한 제도다. 동물등록증을 제출하면 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다.
국내 동물등록제 등록률은 △2017년 13.1% △2018년 20.5% △2019년 24.4% △2020년 27% △2021년 37.4%로 미진한 상황이다. 2021년의 경우 국내 반려동물(개·고양이) 총 743만2935마리 중 465만124마리가 등록되지 않았는데 당해 동물 미등록으로 처분받은 건수는 단 125건(0.00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 의원은 "펫보험 활성화를 위해선 보험사들이 나이 제한을 완화하고, 정부는 동물등록제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단속 및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등 정부와 보험업계 두 개의 바퀴가 함께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