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금리인상에 따른 자금조달비용 증가와 지속된 가맹점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이 악화된 카드사들이 영업점과 인력을 감축하며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 등 국내 8개 전업계 카드사의 올해 상반기 영업점포수는 182개로 전년 말(197개) 대비 15개 줄었다. 카드사별로는 KB국민카드가 36개에서 26개로 가장 많이 줄였으며, 우리카드는 4개, 신한카드는 1개씩 점포수를 줄였다. 나머지 카드사는 점포수 변동이 없었다. 이 기간 점포수를 늘린 곳은 한 곳도 없다.
같은 기간 임직원 수는 1만2325명에서 1만2166명으로 159명 감소했다. 우리카드가 1015명에서 924명으로 임직원을 가장 많이 줄였다. 신한카드와 현대카드의 임직원수도 각각 59명, 32명씩 축소됐다. 다만, 롯데카드와 비씨카드는 각각 45명과 24명씩 인력을 늘렸다.
이는 기준금리 인상 등에 따른 업황 악화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금리인상에 따라 카드사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카드대출의 이자마진이 줄게 된 것이다.
지난 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연 2.50%인 기준금리를 3.00%로 0.50%포인트 인상했다. 3%대 기준금리는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고, 4·5·7·8월에 이은 다섯 차례 연속 인상도 한은 역사상 역대 최초 기록이다.
은행과 달리 수신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여신전문금융회사채를 발행하거나 차입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는데 기준금리 인상으로 여전채 금리도 덩달아 오르면서 카드사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늘게 됐다.
CP(기업어음)와 ABS(자산유동화증권) 등도 활용하지만 여전채 비중이 70% 가량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전문가들은 여전채 금리가 5%를 넘어 조만간 6%를 넘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올해부터 카드론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에 포함되는 등 규제가 강화되면서 이를 늘리기도 어려워졌다. 이에 카드사들은 고객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그간 우대금리를 얹으면서 대출 금리를 낮췄으나 최근 다시 금리를 올리고 있다.
신용판매 부문 또한 반복되는 가맹점수수료 인하로 인해 수익성이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말 발표한 카드수수료 개편방안에 따라 영세·중소 가맹점 카드수수료율은 종전 0.8~1.6%에서 0.5~1.5%로 낮아졌다. 이에 따라 전체 가맹점의 96.2%에 해당하는 연매출 30억원 이하 신용카드가맹점 287만8000개가 매출액 구간별로 변경된 우대수수료를 적용받고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전부터 이미 마케팅 비용 축소 등 비용 절감 노력을 해왔으나 가맹점수수료 인하에 기준금리 인상까지 겹치면서 더 이상 수익성 방어가 어렵게 됐다”며 “수수료가 낮아질 대로 낮아지면서 본업인 신용판매에서 오히려 역마진을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카드론 등 대출사업을 확대해왔으나 기준금리 인상으로 조달비용이 늘면서 이마저도 역마진이 나게 될 상황으로 인건비, 모집비용 등 고정지출을 줄이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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