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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현영철, 방러 성과없자 반론펴다 ‘불경죄’로 숙청?

2015-05-13 16:16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달 30일 '불경죄'로 숙청한 현영철 전 인민무력부장(왼쪽)이 같은 달 24∼25일 김 제1위원장이 주재한 조선인민군 제5차 훈련일꾼대회에서 조는 듯한 모습이 포착돼 눈길을 끈다. 2013년 12월 12일에도 설렁설렁 박수쳤다는 이유로 김 제1위원장의 고모부이자 그의 '후견인'으로 알려진 장성택을 처형했었다. 오른쪽 사진은 북한이 공개한 포승줄에 묶인 처형직전의 장성택./사진=연합뉴스

“무기도입사업 총화에서 자기 식 변명한 책임 물었을 가능성”

[미디어펜=김소정 기자]현영철 북한 인민무력부장이 숙청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최근 북한 정세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현영철이 지난달 30일 숙청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평양 강건종합군관학교 사격장에서 고사총으로 처형됐다는 첩보도 있는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현영철은 지난달 4월24~25일 군 훈련일꾼대회 행사에 참석했고, 같은 달 27~28일 열린 모란봉악단 공연을 관람한 것까지 북한 매체에서 확인됐다. 하지만 같은 달 30일 김정은이 군 훈련일꾼대회 참가자들과 기념촬영을 할 때 현영철은 없었다.

최근까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공개활동을 빈번하게 수행했고, 4월 모스크바를 방문해 러시아 국방장관과 면담을 수행했던 현영철이 ‘당 정치국 결정’이나 ‘재판 절차 진행’ 발표도 없이 불과 2~3일 내 전격 숙청된 것에 의혹도 남아 있다.

현영철이 핵심 고위간부인데도 북한의 공식발표가 없는 점이나 특히 북한 중앙TV가 5월5~11일 김정은의 3월 군 관련 공개활동에 대한 기록영화를 방영하면서 지난 3월20일 공군 비행장 타격 훈련을 참관한 김정은을 수행하는 현영철 모습을 그대로 내보낸 점이 그의 처형을 단정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앞서 김정은 체제에서 숙청된 리영호 전 총참모장은 2012년 7월15일 당 정치국 회의에서 해임 사실이 발표되면서 숙청됐다. 또 김정은의 고모부 장성택 행정부장 역시 2013년 11월 중순 체포돼 12월8일 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해임 결정이 나왔으며 같은 해 12월12일 보위부 특별군사재판을 거쳐 즉시 처형됐다.

국정원은 현영철의 숙청 이유에 대해 김정은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거나 지시를 불이행하는 등 불경한 모습을 보여 이른 바 ‘유일영도체계 10대 원칙’에 있는 ‘김정은 권위훼손(3조)’, ‘당 방침·지시 집행 태만(5조)’, ‘동상이몽·양봉음위(6조)’에 해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4월26일 군 훈련일꾼대회 때 현영철이 다른 참석자와 달리 졸고 있는 모습이 포착된 사실로 미루어 김정은이 간부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일일이 감시하고 있으며, 특히 공식 행사에서 불경스러운 행위를 할 때 무거운 징계를 받는다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현영철이 숙청에 이어 즉각 처형까지 당한 것이 사실이라면 단순한 불경죄 이상의 배경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김정은의 이달 러시아 전승행사 불참과 관련해 현영철이 사전에 러시아와 무기도입 교섭 과업을 달성하지 못한 탓에 숙청당했을 것이라는 추정도 가능하다.

익명을 요구한 북한 전문가는 “현영철이 무력부장으로 모스크바를 방문해 러시아 국방장관과 면담한 사실이 있는 만큼 러시아로부터 최신형 무기를 도입하려던 계획이 무산된 책임을 물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모스크바에서 지난 9일 열린 2차 세계대전 승리 70주년 전승행사가 끝난 이후 북러 간 추진되던 사업을 결산하는 총화가 있었을 것으로 보이고, 이때 현영철의 숙청이 결정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진행해온 사업을 반성하는 총화에서 현영철이 러시아 국방장관과의 면담 내용을 에둘러 표현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전하거나 무기도입 불발에 대한 책임을 묻는 말에 자기 식의 반론을 명확히 했다면 불경·불충이 된다는 것”이다.

이 전문가는 “북한에서 총화 때 받은 비판에 대해 순응하지 않을 경우 일단 자격정지에 들어가고 해당자에 대한 전면검토가 시작된다. 전면검토를 받게 되면 안 걸릴 사람이 없고 숙청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보기관이 파악하고 있는 것처럼 현영철이 숙청된 이유가 모반 등 쿠데타 가능성이나 단순히 김정은의 방러가 무산된 책임보다 러시아 무기 도입 불발 쪽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이다.

이와 관련해 홍콩의 한 위성TV도 지난 2일 러시아 군사 전문가를 인용한 특파원발 보도로 “북한이 러시아에 S-300 미사일 구매를 제안할 계획이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S-300은 러시아가 구 소련 시절 개발해 줄곧 개량해온 전투기 및 크루즈 미사일 격추용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이다.

현영철은 김정은이 후계자 시절 발탁된 인물로 김정일이 김정은의 군부 내 세습기반 구축을 염두에 두고 발탁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정은이 직접 발탁한 50대의 젊은 장정남을 밀어내고 2014년 6월 무력부장으로 임명됐다. 하지만 현영철은 2012년 7월 리영호 총참모장이 숙청된 뒤 그의 후임이 됐다가 다시 5군단장으로 좌천된 이력이 있다.

리영길 총참모장이 당 정치국 후보위원인 데 비해 현영철은 당 정치국 위원직도 유지해 통상 총정치국, 총참모부, 무력부 순이던 군 수뇌부 서열에서 무력부 위상을 총참모부 위로 올려놓았다는 평가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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