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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 교권추락 밥상머리 교육이 문제다

2015-05-15 09:16 | 김규태 차장 | suslater53@gmail.com
   
▲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교실에서 지켜야할 도리, 선생님과 학생…문제는 부모

어린이날 어버이날 그리고 스승의 날

“훌륭한 스승은 그 자체가 촛불이다. 제자들의 두 눈이 밝음에 트일 때까지, 어둠이 다할 때까지 스스로를 다하여 타오르는 하나의 촛불이다. - 유동범”

5월은 가정의 달이다. 가정의 달이건만 공교롭게도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이 연달아 있다. 스승의 날은 어버이날 일주일 뒤다. 스승의 은혜를 기리는 날이다. 공휴일은 아니지만 어버이날과 더불어 거의 모든 이가 기억하는 하루다.

스승, 선생님이라는 단어에는 존경이 담겨 있다. 교수, 교사는 일종의 직책이자 직종을 말하지만 스승, 선생님은 ‘누군가를 가르쳐서 인도하는 사람’, ‘남을 높여 이르는 말’의 의미를 담고 있다.

   
▲ 5월 15일 스승의날 발원지, 충남 논산 강경고등학교의 ‘스승의 날’ 전경. 스승과 선생님은 ‘집에서 키웠지만 무언가를 잘 모르는’ 아이에게 학업을 가르쳐서 더욱 큰 개인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인도하는 사람이다. /사진=연합뉴스TV 영상캡처

지금 이 순간, 어린이집교사부터 유치원,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 대학교와 대학원에 이르기까지 수십만 명의 선생님이 누군가를 가르쳐서 인도하고 있다. 수천수만 교실에서 제자들과 선생님은 어우러지며 울고 웃는다.

교실에서 지켜야할 도리, 스승과 선생 학생과 제자

사람들이 어우러지며 함께 보내는 공간에서 서로가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 스승과 선생은 교실에서 제자들에게 사랑과 진심을 담아 가르쳐야 한다. 물론 이것만 갖고선 안 된다. 이와 더불어 학생에게도 지켜야할 도리가 있다. 강의실이든 어린이집․유치원이든 ‘교실’이라는 공간에서 아이들과 제자들은 태도와 예절을 지켜야 한다. 다른 학생, 즉 ‘남’에게 피해를 주어선 안 된다. 이런 자각이 없다면 일종의 ‘무개념’이다.

문제는 부모다. 세태가 달라졌다.

엄마 아빠가 붙잡고 어떻게 하든 어린 아이의 편식이나 나쁜 습관, 폭력적인 성향을 고칠 수가 없는데, 부모가 이를 어린이집 유치원 선생님에게 고쳐 달라 얘기한다. 그것도 당당히. 10명 내외의 아이들을 혼자서 하루 8시간 넘게 감당하는 선생님에게 말이다.

9시 등교로 바뀐 뒤 자기 자식의 지각이 잦아지자 담임교사에게 전화를 걸어 “왜 내 자식을 아침에 시간 맞춰 일어날 수 있도록 깨우지 않았느냐, 전화해서라도 깨워야 하는 거 아니냐”라고 윽박지르는 부모가 허다하다.

한 중학생이 선생님의 지도와 가르침을 전혀 듣지 않아 부모님을 모시고 오라 했더니, 부모님과 함께 자리한 선생님의 면전에서 자기 부모에게 신랄한 욕설을 퍼붓고, 부모는 그런 자기 자식을 선생님 앞에서 폭행한다.

교실의 학습분위기를 일상다반사로 흐리고 선생님에게 막무가내로 대들기에 체벌을 가했더니, 이튿날 학부모가 교실에 찾아와 제자들 앞에서 선생님에게 주먹을 날린다.

아이들에 대한 선생님의 지침과 통제는 학생인권조례라는 되도 않는 명분으로 가로막혀 있다. 인권은 보편적으로 적용되어야 하지만 교실에서 선생님, 교사의 인권은 어디에 있는지 아리송하다. 교실 및 학교 곳곳에서 일어나는 교사에 대한 학부모, 학생들의 욕설과 폭행은 여전하다.

가정에서 일어나는 가정폭력 빈도에 비해 지극히 미미한 수준인 몇몇 어린이집 교사 개인의 폭력으로 인해, 전국 모든 어린이집 교사들은 CCTV를 의식하면서 영유아를 돌본다. 교육청 교육부에서 내려오는 수십가지 행정지침을 소화하느라 교사들은 본업에 충실하지 못하고 행정업무에 온통 시간을 쏟기도 한다.

곳곳에 비일비재한 교권 추락…부모 밥상머리 교육의 문제

교권은 추락했다. 도처에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최근 종영한 여배우 김희선 주연의 드라마를 통해 ‘앵그리맘’이라는 단어가 세간에 다시금 알려졌지만, 현장의 소리는 앵그리맘이 아니라 앵그리티처들의 목소리만 가득하다.

개념 없는 부모 학생들의 행태로 인해, 과거 열정과 진심으로 가득했던 선생님들의 마음에는 자포자기, 방치와 무관심, 선긋기가 횡행하고 있다. 이제 교사는 하나의 직업으로서만 기능하고 있다. 선생님, 스승이라는 의미가 점차 사라져 가고 있다.

   
▲ 8일 대전 동산고등학교에서 진행한 어버이날 기념 세족식의 전경. 부모가 근본이다. 어떤 성품을 가진 하나의 인격으로 자라느냐는 부모가 그 아이를 어떻게 낳았고 키우느냐에 99%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진=연합뉴스

교권은 다른 곳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선생님, 스승에 대한 존경의 마음은 다른 데에 있지 않다. 집안에서 밥상머리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아이들은 어떤 선생을 만나든 삐뚤어져 있는 자신의 성품을 그대로 드러낸다. 부모들의 남탓, 교사탓이 커질수록 교사들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지고 어느 교사든 그 짐을 내려놓고 학생들에 대한 진심이나 미련을 버리려 한다.

부모가 근본이다. 스승과 선생님은 ‘집에서 키웠지만 무언가를 잘 모르는’ 아이에게 학업을 가르쳐서 더욱 큰 개인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인도하는 사람이다. 어떤 성품을 가진 하나의 인격으로 자라느냐는 부모가 그 아이를 어떻게 낳았고 키우느냐에 99%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모들이여, 남탓하지 말자. 당신의 아이는 성년이 되기 전까지 온전히 당신의 책임이다. 당신 아이의 선생님에게는 아이가 보다 더 큰 가르침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관심과 존경을 표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당신부터 ‘스승의 은혜’를 깨닫지 못한다면 당신 자식 또한 마찬가지다.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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