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지난밤 미국 뉴욕증시가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미국의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이 최악의 고비를 넘겼음을 나타내는 경제 지표가 발표된 영향이다. 이 같은 미 증시의 흐름은 국내 투자 심리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여겨진다.
지난밤 미국 뉴욕증시는 미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둔화된 영향으로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03.60포인트(0.30%) 오른 3만4108.64로 거래를 끝마쳤다.
우량주로 구성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9.09포인트(0.73%) 상승한 4019.65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13.08포인트(1.01%) 뛴 1만1256.81로 장을 종료했다.
이날 증시의 상승세는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 노동부는 이날 11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7.1%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다우존스가 조사한 시장 전망치인 7.3%보다 낮을 뿐 아니라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작은 상승 폭이다.
전월 대비 CPI 상승률도 0.1%로, 시장 예상치인 0.3%보다 낮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한 11월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2%, 전년 동월 대비 6% 각각 올랐지만, 이 역시 전문가 추정치를 밑돌았다. 전문가 추정치는 전월 대비 0.3%, 전년 동월 대비 6.1% 상승이었다.
노동부는 “주거비용과 식료품 물가가 여전히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면서 이를 상당 부분 상쇄했다”고 분석했다.
에너지 가격은 전월보다 1.6% 떨어졌다. 휘발유 가격이 2% 감소한 영향이 컸다. 다만 에너지 물가도 전년 동월에 비해선 13.1% 상승했다. 식료품 가격은 전월 대비 0.5%, 전년 동월 대비 10.6% 올랐다.
전체 CPI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주거비용은 전월 대비 0.6%, 전년 동월 대비 7.1% 각각 뛰었다. 다만 주거 비용의 전월 대비 상승률은 최근 4개월 간 가장 낮았다.
11월 CPI에 대해 미 언론들은 “물가 상승 속도가 느려지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며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 계획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평가했다.
이날부터 이틀간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여는 연준은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인상)을 마감하고 0.5%포인트로 기준금리 인상폭을 줄일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CPI발 호재가 국내 증시의 투자 심리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CPI 지표 하락은 시장 참여자, 정책 결정자들로 하여금 인플레이션이 잡히고 있다는 자신감을 제공해줬다는 평가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12월 중 대형 이벤트이자 연말 랠리 여부를 결정짓는 첫 번째 관문인 11월 CPI 이벤트는 시장 친화적 결과로 종료됐다”면서 “다만 전일 미국 증시 장중 상승폭 반납이 시사하듯 시장은 이제 두 번째 관문인 12월 FOMC 결과를 기다리며 과도한 포지션 베팅은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 연구원은 이어 “결국 12월 이후 하방 압력이 높아졌던 주요국 증시가 11월 CPI발 호재를 계기로 최소한 연말까지 랠리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12월 FOMC를 소화해야 한다”면서 “0.5%p인상 여부는 기정사실화 된 것이기에 시장이 고민할 문제를 넘어섰으며 관건은 점도표, 연설 등을 통해 내년도 최종금리 레벨 및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국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41%포인트(0.35%) 오른 2380.81로 출발했다. 오전 9시 57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0.24포인트(0.85%) 오른 2392.64를 나타내는 등 장중 상승폭을 확대하며 2390선 안착을 시도하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 역시 전일 대비 9.58포인트(1.34%) 상승한 724.74를 기록 중이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