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외 증시 부진과 자금 경색으로 증권사들의 영업구조가 나날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증권사들의 영업점 통폐합도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다. 최근 방문판매법 개정 시행에 따라 고객들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는 영업’이 가능해졌지만 수익성 제고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회의론도 함께 나온다.
국내외 증시 부진과 자금 경색으로 증권사들의 영업구조가 나날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증권사들의 영업점 통폐합도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다. /사진=김상문 기자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업계 내부의 분위기가 급격하게 얼어붙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직후 주식투자 열풍으로 인해 기록적인 수익을 올렸던 날들이 ‘머나먼 과거’처럼 느껴질 정도다.
이미 상당수 회사들이 희망퇴직을 진행하며 감원에 돌입한 상태다. 인원 감소는 증권사 영업점 감소, 즉 영업점 통폐합으로 이어지고 있다. 오프라인 영업점이 과거처럼 많이 필요가 없어졌다는 문제의식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통폐합의 속도가 매우 빨라졌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의하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국내 증권사(59개사)의 영업점은 826개(영업소 제외)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1개 감소한 것이다. 그리고 3분기 이후로도 통폐합 작업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삼성증권의 경우 이번 달에만 지점 8개를 통폐합한다. 광장동 지점을 잠실점에 통합하는 것을 포함해 송파지점을 도곡지점으로, 송도·부천지점을 인천지점으로, 영통·안산지점을 수원지점으로, 순천지점을 광주지점으로, 구미지점을 대구 지점으로 통합한다.
대신증권 역시 오는 23일 인천센터와 송도지점을 통합하며, NH투자증권은 이미 강남대로WM센터와 교대역WM센터를 ‘강남금융센터’로 통합했다. 신영증권은 반포지점과 압구정지점을 대치센터로 통합했다.
영업점을 통폐합한 증권사들이 그렇다고 마케팅에 큰 힘을 쏟을 수 있는 시기도 아니다. 연말인 데다 시장 상황마저 그다지 좋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연준(Fed)의 기준금리 인상이 내년 이후까지 길게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면서 연말 증시에서 ‘산타 랠리’ 기대감도 거의 소멸된 상태다.
결국 각 증권사들은 밖으로는 뚝 떨어진 증시 거래대금과 고객 이탈, 안으로는 조직개편과 영업점 통폐합 등 2중고에 직면한 모습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달부터 방문판매법 개정 시행에 따라 가능하게 된 ‘방문판매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도 그다지 크지 않은 모습이다.
방문판매는 방문·화상·전화 등의 방식을 통해 각 사 영업 지점이 아닌 투자자가 있는 장소에서 증권판매 계약을 권유하거나 체결하는 판매방식을 지칭한다. 이번 법안 개정으로 증권사도 지점 외 방문판매가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KB증권이 지난 8일부터 대고객 방문판매를 실시했고 이후로 하나증권‧NH투자증권‧대신증권 등의 회사들은 발 빠른 움직임에 돌입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모바일 맵피스'(Mobile MAPIS)라는 별도 시스템까지 구축한 모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장 방문판매 서비스에서 드라마틱한 매출을 기대하는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법안 개정으로도 몇 가지 주요업무가 일부 제한되기 때문에 아직은 시행 초기단계로 봐야할 것”이라면서 “고령층을 포함해 직접 지점을 방문하기 어려운 고객군에게 다가갈 수 있게 됐다는 의미 정도”라고 설명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