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원화가 급격한 강세를 보이면서 그 배경 및 향후 전망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진다. 원화 강세란 달러당 원화 가치가 올라가는 것을 일컫는다. 예를 들면 원화와 달러의 교환 비율이 1달러당 1150원에서 1100원으로 낮아지는 식이다.
원화가 급격한 강세를 보이면서 그 배경 및 향후 전망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픽사베이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85.7원)보다 0.7원 내린 1285.0원에 출발했다. 위험 회피 완화에 내림세로 시작한 원·달러 환율은 11시 현재 하락폭을 키워 1270원대 후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1일 전날보다 3.9원 내린 달러당 1285.7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6월 28일(1285.7원) 이후 6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연고점이었던 9월 28일(1439.9원)과 비교하면 달러당 154.2원 하락한 셈이다. 이는 곧 3개월사이 원화 가치가 10.7% 상승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9~10월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 머무는 등 1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원화 가치 역시 급격히 떨어졌다. 그러나 11월 들어 원화 가치는 7.5% 올랐고, 이달에는 지난 21일까지 2.5% 상승했다.
지난달 이후 원화 가치가 급격히 강세를 보인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기대감과 이에 따른 달러 정점론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물론 지난 13~14(현지 시간)일 열린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연준의 매파적 기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내년 1분기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기대감 역시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또 다른 배경으로는 중국의 제로 코로나 방역정책 완화에 따른 위완화 강세 전환을 꼽을 수 있다. 방역 완화 이후 중국 경기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 속에서도 외환 시장에서는 경기 정상화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이에 당분간 횡보 또는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수는 있지만 위안화 강세 분위기 역시 지속될 것이라는 평가다.
여기에 예상보다 조기에 가시화된 일본은행의 초완화적 통화정책 출구 전략도 원화 강세를 이끌고 있다. 일본 정부가 지난 10월 공격적 외환 시장 개입으로 엔화 약세 기조를 한 풀 꺾어 놓은 상황에서 최근 일본은행의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 수정은 엔화 강세에 탄력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다.
일본은행은 지난 20일 장기금리의 변동폭을 0.25%에서 0.5%로 2배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일본은행은 장기금리 변동폭을 넘어서면 국채를 매입해 금리 상승을 억제해왔다. 이런 변동폭을 더 높게 용인한다는 건 실질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리겠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실제 이 같은 발표가 나오기 직전인 20일 오전 달러당 137엔대였던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21일에는 131엔대로 급락(엔화 가치 상승)했다. 엔화가 강세를 보인 만큼 상대적으로 달러는 약세를 보였고, 이런 현상은 원화 가치도 끌어올렸다.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 관련 불확실성 리스크가 잠재해 있음에도 미국과 주요국간 통화정책 차별화 현상이 해소되고 있다”면서 “이는 곧 달러화 추가 하락, 즉 원·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이어 “여기에 중국 코로나 방역 정책 완화 관련 불확실성 해소 및 일본 은행의 추가 긴축 가능성은 위안화 및 엔화, 나아가 원화의 추가 강세 재료로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