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다올인베스트 인수 유력후보로 급부상하면서 금융투자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유안타증권 역시 피인수설에 휘말리며 주가가 급등락 하는 등 여러 소문과 가능성이 한꺼번에 난무하는 모습이다. 경기침체 등의 이슈로 내년 경영환경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우리금융이 숙원과제였던 비은행 계열사 인수를 성공적으로 완수할 것인지 업계 시선이 집중된다.
우리금융지주(사진)가 다올인베스트 인수 유력후보로 급부상하면서 금융투자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28일 은행권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금융사들의 인수합병(M&A)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먼저 신호탄을 쏜 곳은 다올투자증권이다. 회사 측은 최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사가 보유한 다올인베스트먼트 지분 전량(52%)을 매각하는 안을 추진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다올의 이번 결정은 상당히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다올인베스트는 1981년 설립된 국내 1세대 벤처캐피탈(VC)로 작년 한 해 순이익만 650억원에 근접하는 알짜 회사이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다올인베스트먼트 매각가를 2000억원 수준으로 산정하고 있다.
이번 인수건에는 여러 회사가 관심을 나타냈다. 이 가운데 단연 시선을 주목시키는 곳은 우리금융지주다. 비은행 계열사 강화를 숙원과제로 삼고 있는 우리금융은 그룹 M&A 1순위로 증권사나 VC를 지목해왔다.
5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증권사가 없기에 증권사 M&A설이 유력했지만 다올인베스트라는 알짜 매물이 나오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다올인베스트 인수에 상당히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 26일 다올인베스트먼트는 우리금융 피인수설 관련 지분매각에 대해 ‘매수희망자로부터 인수의향서를 접수 받고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했다. 우리금융뿐 아니라 미래에셋그룹, 신영증권 등도 경쟁 입찰에 참여했다는 후문이다.
다올인베스트 인수 건이 부각됐지만 증권사 피인수설이 잦아든 것은 아니다. 오히려 다시 한 번 다양한 ‘설’이 유포되는 계기가 됐다. 지난 27일 유안타증권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27일 개장 전 한 언론매체는 ‘유안타그룹이 유안타증권을 우리금융지주에 매각하기 위해 주관사 계약을 체결하고 이르면 내년 초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를 송고했다.
이후 유안타증권의 주가는 개장 직후 급등해 전 거래일 대비 20% 넘게 폭등한 2975원까지 주가가 올랐다. 우선주라 물량이 적은 유안타증권우는 한때 상한가까지 치솟았다.
이후 한국거래소가 유안타증권‧우리금융지주 양사에 보도 관련된 조회공시를 요구했는데, 양쪽이 모두 매각설을 부인하면서 주가는 급락세로 돌아섰다. 유안타증권은 이날에도 5% 넘게 하락하면서 전일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만년 매물로 거론되는 SK증권‧이베스트투자증권 등도 한번씩 피인수설이 제기되며 주가가 요동치는 사례가 있다. 증권업계 상황이 급격하게 악화되면서 일부 중소형 증권사들의 유동성 우려가 고조되자 인수설도 함께 부각되는 모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년째 적당한 매물을 찾던 우리금융지주가 다올인베스트 인수에 꽤 강한 의지를 보이는 것 같다”면서 “인수가 성사될 경우 금융지주간 경쟁 구도도 좀 더 복잡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