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정부가 대기업의 반도체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을 최대 25%까지 올리는 방안을 내놓으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초격차 전략’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최근 시황 악화로 고전하는 양사가 시설투자를 확대하고 고용을 늘려 '기술 리더십' 확보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3일 정부의 반도체 투자 세제지원 강화 방안에 따르면 반도체·배터리·백신·디스플레이 등 국가전략기술의 당기(연간)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이 대기업 기준 현재 8%에서 15%로 상향된다. 추가 투자 증가분에 대한 혜택까지 고려하면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은 최대 25%까지 올라간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 같은 정부의 방안이 적용되면 반도체 투자에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 효율적인 투자 자금집행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올해 반도체 생산시설에 1조원을 투자한다면 정부안 기준으로 1500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감면받을 수 있다. 별도로 올해 투자 증가분(직전 3년 평균치 대비)에 대해서는 국가전략기술 여부와 상관없이 10%의 추가 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최근 국내 반도체 산업은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31.4%, 60.3% 급감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하면서 고객사들이 재고 조정과 스마트폰, 가전 등 IT제품 수요가 위축된 영향이다. 증권 업계 등에서는 양사의 4분기 실적은 더욱 악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정부의 세제 혜택 결정이 향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사업 전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선단공정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양사의 시설투자가 더욱 효율적으로 집행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일부에서는 투자계획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반도체 투자가 늘어나면, 관련 소부장 기업들 등 생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 구성원이 웨이퍼 생산과정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삼성전자 관계자는 “경제 복합 위기가 심화되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국가 전략산업인 반도제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세제 지원 방안을 마련해준 정부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반도체 등 국가전략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해 준 정부의 입장을 적극 지지한다"며 "한국을 대표하는 반도체 기업으로서 글로벌 선도기업이 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이다. 이를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관심이 앞으로도 지속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경제계는 정부의 이번 세액 공제 발표가 글로벌 경기침체 등 기업들의 투자의지가 꺾일 수 있는 상황에서 나온 적절한 조치로 평가하고 있다.
강석구 대한상공회의소 조사본부장은 "반도체, 배터리, 백신 등 전략산업은 경제와 안보, 기술 패권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에 경쟁국에 뒤쳐지지 않는 과감한 세제지원은 우리산업의 글로벌 초격차 확보뿐만 아니라 중견-중소기업들의 투자 확대로까지 이어져 소부장 생태계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투자세액공제 확대 조치가 국회에서 순조롭게 입법될 수 있도록 여야 정치권의 협력이 필요하다"며 "이번 조치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신산업 투자를 가로막는 규제를 해소하는데도 힘을 모아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