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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법 개정 논란 ‘강대 강’ 대치 속 여당 어떤 선택?

2015-06-02 18:13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여야가 지난달 29일 새벽 공무원연금법 처리와 연계해 통과시킨 국회법 개정안의 후폭풍이 거세다.

정부의 행정입법에 대한 국회의 수정권을 강화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청와대가 1일 거부권을 강력 시사했다. 청와대 측에서 당정협의 회의론까지 흘러나오면서 최악의 경우 박근혜 대통령의 탈당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국회법 개정안 처리를 앞두고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이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에게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는 점이 밝혀지면서 국회법 개정안을 사장시키든 재가결시키든 ‘유승민 책임론’을 둘러싼 여당 내 갈등도 심화될 수밖에 없다.

마침 서청원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한 친박계 의원들은 2일 제정부 법제처장을 참석시킨 긴급모임을 갖고 국회법 개정안의 위헌성을 지적하면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사퇴론에 불을 지폈다.

새정치민주연합 측은 국회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박 대통령을 향해 총공세를 펼쳤다. “국회법은 여야 재석의원 244명 중 211명이 찬성한 것”이라며 “변칙 시행령이야말로 법리 체계를 거스르는 하극상”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2일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더 이상 국회를 정쟁국회로 만들어선 안 된다”며 “시행령의 내용상 불일치 문제는 국회에서 충분히 시시비비를 가릴 수 있는 장치가 있다. 대통령께서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너무 호들갑 떨지 않아도 된다”며 국회법 고수 의지를 보였다.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오히려 시행령이 모법의 범위를 뛰어넘는 것이 후진적이고 시대착오적”이라며 “대통령 말 한마디에 여야가 합의한 결과가 뒤집힌다면 차라리 국회가 없어져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정부의 행정입법에 대한 국회의 수정권한을 강화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청와대가 지난 1일 거부권 행사를 시사하면서 당청 간 여야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은 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사진=연합뉴스

국회법 개정안의 위헌 시비와 관련해서는 여전히 학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국회법 98조의 2 제3항인 ‘법률이 합치되지 않을 때 국회가 그 내용을 통보할 수 있다’를 ‘... 국회가 수정변경을 요구할 수 있다’, 또 ‘통보를 받은 소관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처리 계획과 결과를 지체없이 소관 상임위에 보고한다’를 ‘... 처리하고 ... 그 결과를 보고해야 한다’로 바뀐 점이 얼마나 강제성을 갖느냐가 핵심이다.

청와대는 이 문구와 관련해 강제성 유무를 물었으나 여당과 야당의 주장이 달라 문제가 되고 있다. 야당은 “강제성이 있다”라고 말한 반면, 여당은 “강제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학자들 사이에서는 “개정안에서 새롭게 명시된 ‘처리한다’라는 문구는 가치중립적이어서 해석하기 나름이지만 이행하지 않을 경우 제재 방안을 넣지 않았으므로 강제성이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여당 내부에서 제기된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 주장에 “지금은 책임공방을 벌일 때가 아니다”라며 유 원내대표에 대한 옹호 입장을 보이면서도 “대통령과 우리 당의 뜻이 다를 수 없다”는 말로 핵심을 피해가는 모습이다.

따라서 앞으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전까지 여당이 어떤 입장으로 사태를 매듭지을 지에 시선이 쏠린다.

국회법 개정안을 정부로 송부하는 시점을 다소 늦추더라도 법안의 위헌 여부를 판단해 여야가 재협상하는 방법도 제기된다. 지금 여당으로서는 바라는 시나리오일 수 있겠지만 야당은 “재협상은 없다”는 방침이어서 실현 가능성을 예단할 수 없다.

국회법 개정안이 오는 5일쯤 정부로 송부되면 박 대통령은 15일 이내에 공포하든지, 이의서를 붙여 국회에 재의 요구를 해야 한다.

대통령의 거부권이 행사될 경우 여당이 이를 수용해 국회 본회의에서 재의 절차를 밟지 않으면 국회법 개정안은 자동 폐기된다. 현재로선 가장 실현 가능성이 높아보이지만 야당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여당이 재의 절차없이 법안을 사장시키거나 일단 재의투표를 거쳐서 부결시키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여당 지도부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대해 수용을 거부하고 재의를 통해 가결시키겠다고 나설 경우 본격적으로 여여갈등이 시작된다.

대통령의 재의 요구로 거부권이 행사된다면 여당 대표는 내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여당이 법안을 사장시킬 경우 야당은 크게 반발할 것이고 이 때문에 국회가 파행을 겪을 경우 대통령까지 새로운 후폭풍을 맞을 가능성마저 있어 어떤 선택이든 어려운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국회법 개정 논란에 대해 야당이 헌법 개정이라는 큰 틀 안에서 시행령 수정권 강화로 대통령의 권력 분산을 의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따라서 이런 함의를 가진 국회법 개정안에 합의한 여당에 대해서도 비박계로 분류되는 현 지도부가 ‘미래권력을 확보하기 위한 새로운 정치적 공간 찾기’를 시도한 것이라는 시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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