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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프리즘] '무한도전'에 왜 그리 쓸데없는 걱정을 하나

2015-06-06 13:15 | 김연주 기자 | office@mediapen.com

[미디어펜=김연주 기자] 지난주 ‘무한도전-해외 극한알바’ 편은 비난 일색이었다. 식스맨 특집 당시 겪던 내홍은 광희가 과거 ‘무모한 도전’ 시절 가장 인기 있었던 종목들을 속성으로 소화하면서 일단락 지었지만, 10주년 기념 여행이 극한알바로 바뀐데 대한 반향은 생각보다 컸다.

즐거울 줄만 알았던 여행길은 처음부터 꼬였다. 극한알바를 두 번이나 겪었던 멤버들에게 해외 극한알바는 말만 들어도 만만치 않을 터. 이들이 찾은 일자리도 인터넷 커뮤니티에나 나올법한 어마무시한 곳이었다.

   
▲ '무한도전-해외 극한알바' 편에서 하하와 정형돈은 잔도공 대신 가마꾼을 체험한다 / 사진=무한도전 공식 트위터

특히 시청자들은 정형돈과 하하가 결국 포기한 중국 왕우산 절벽에 길을 만드는 잔도공을 두고 설왕설래했다. 절벽에 길을 만드는 일은 탄광, 63빌딩 유리창 닦기 등과는 차원이 다른 일이다. 자칫 잘못하면 목숨까지도 위험할 수 있기에 이곳에 고소공포증이 있는 멤버들을 데려간 제작진에 대한 비난이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사실 이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힘들고 어렵기보다 위험하기 때문이다. 제작진은 정형돈과 하하가 포기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가마꾼’으로 종목을 바꿨다. 촬영 일정과 절차상 한번 잡은 콘셉트를 급하게 변경하고, 새로 섭외하는 일은 만만찮다. 잔도공은 맛만 보여주고 실제로 주려던 미션은 가마꾼이 아니었나 생각해볼 수도 있다.

무한도전 CP는 해당 논란이 계속되자 언론을 통해 “안전한 장소에서 촬영이 진행됐다. 출연진을 위험에 빠지게 하려는건 절대 아니다”라며 “드론으로 찍다보니 화각이 위험해 보이게 나오더라. PD나 카메라맨도 위험한 곳에서는 안 찍었다”고 해명했다. 이 말처럼 다큐멘터리가 아닌 이상 자신의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극한알바의 ‘그림’을 만들려고 하지는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다.

이미 공식 SNS를 통해 공개된 사진에서 무한도전 멤버들은 즐거운 10주년 여행을 보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방송분량도 뽑고 여유도 즐기는 또하나의 추억이 됐을 터. 오늘 방송이 끝나면 또한번 괜한 걱정을 했다는 이야기들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 '무한도전' 멤버들이 즐거운 10주년 기념 여행을 만끽하고 있다. / 사진=무한도전 공식 트위터

우리는 자주 웃자고 한 일에 죽자고 달려든다. 그것도 꼭 인터넷에서만 집중적으로 달려든다. 일부 인터넷 기사 댓글과 커뮤니티는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하지 못한 사람들의 욕설로 도배되다시피 한다. 표적은 대부분 연예인이나 정치인 개인을 향하지만, 때때로 욕설논란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예원을 출연시킨 ‘우리 결혼했어요’ 등 프로그램을 향하기도 한다.

‘무한도전’은 팬과 안티가 양분돼있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평소에는 기발한 소재와 멤버들의 찰떡같은 호흡에 대한 호평 일색이지만, 논란만 생겨나면 급격하게 안티팬들이 쏟아져나온다. 이번 해외 극한알바 편도 마찬가지다. 위험성에 대한 지적은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지만, 원색적인 비난은 점점 도를 넘어서고 있다.

방송인 강용석은 지난 4월 ‘썰전’에서 “제일 쓸데없는 걱정이 연예인 걱정, 재벌 걱정이라더라. 무도 걱정도 그런 것 중 하나”라고 말했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걱정하지 않아도 ‘무한도전’은 안전하게 잘 간다. 차라리 오늘 저녁에 뭐 먹을까 고민하는게 더 생산적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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