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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생산량 합의"…현대차 노조가 할 소리 아니다

2015-06-08 11:11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 조성일 경제진화연구회 청년운영위원

현대자동차 노사가 2015년 임금단체협상을 시작했다. 노조가 새 임단협안에 "국내,해외 자동차의 생산량을 노사간 합의하자"는 조건을 넣은 것을 두고 논란이 거세다. 현재는 국내생산량에 대해서만 협의하게 되어 있는데 이를 해외 공장에까지 적용하자는 요구다.

이런 주장은 노조의 지나친 월권이라는 지적이다. 이제는 노조가 "근로조건을 넘어서 경영에까지 개입하느냐"는 비판이 거세다. 사실 해외생산문제는 경영자의 권한이고 협의를 해도 해외노동자들과의 문제지 국내노조와의 협의대상이 아니다. 그런데도 이런 무모한 주장을 하는데는 해외생산으로 일감이 감소해 노조의 입지가 좁아진 데 대한 불안감 때문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는 노조의 책임이 크다. 그간 강성노조는 파업을 볼모로 하여 매년 막대한 임금을 인상해왔고 인력배치에도 관여했다. 잘 팔리는 차종을 생산하는 라인에 인원을 더 투입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이것도 노조의 동의를 받도록 했다. 노조가 합의해주지 않으면 더 많은 차를 생산할 수 없다. 실제로 2011년 울산 1공장 노조원들이 전환배치를 거부하면서 2만4500대의 생산차질을 빚기도 했다. 시장의 수요보다 노조의 이익을 위한 생산이 우선시되면서 기업의 기민함은 떨어지고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도 못했다.

   
▲ 울산 현대자동차 선적부두에서 수출 차량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그런 이유로 국내 자동차공장은 글로벌 경쟁에서 크게 뒤처질 만큼 ‘고비용 저효율’ 구조다. 특히 현대차의 국내생산성은 최하수준이다. 현대차의 국내 공장과 해외 공장 간 HPV(자동차 1대 만드는 데 투입된 근로시간)는 2011년 기준 31.3시간으로 미국 앨라배마 공장은 14.6시간. 중국 베이징 공장 19.5시간에 비해 길다. 생산성이 떨어지면 임금이라도 낮아야 하지만 현대차 국내 공장의 평균 임금은 2001년 4242만원에서 2008년 6774만원, 2013년 9458만원, 2014년 지난해 9700만원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같은 회사의 중국공장 인건비의 10배에 달한다.

이런 문제는 한국에 진출한 외국계기업도 마찬가지다. GM은 한국GM의 생산 시설을 '중(中)비용 국가'에서 미국·유럽 등 선진국과 맞먹는 ‘고(高)비용 국가’로 재분류했다. 스테판 쟈코비 GM 해외사업부문 총괄사장은 한국이 인도보다 제조단가가 2배 이상 높다고 말했다. 결국 GM은 생산물량을 인도, 맥시코, 미국 등으로 이전하기 시작했다. 한국GM의 완성차 생산량은 2007년 94만2800여대에서 2012년 78만5700여대, 2014년 62만9천여대로 지난 7년 동안 무려 32만여대나 줄었다.

   
▲ 철저한 시장분석을 통한 현지화 전략으로 유럽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현대·기아차의 이끈 정몽구 회장의 경영방침의 모토인 현장경영. 이를 실천하기위해 지난해 9월 직접 인도와 터키공장을 방문한 정몽구 현대차 회장.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도 국내생산은 뚜렷이 감소하고 있다. 국내생산량은 2012년 190만대로 정점을 찍고 2013년 185만대 2014년 178만대로 줄었다. 같은 기간 해외생산량은 92만대에서 183만대로 두배나 늘었다. 2014년부터는 해외생산량이 국내를 추월했다. 국내공장 비율도 2001년 94.2%에서 지난해 37.9%로 급감했다. 앞으로 해외에서 중국 4공장 미국 2공장 인도3공장, 브라질공장 등이 건설되면 비율은 더 축소될 것이다. 노조는 국내공장 비율이 2020년에 28.4%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 것도 노조의 위기감을 증폭시켰다. 모두 노조가 만들어낸 자승자박이다.

이미 시장 구조 자체는 해외로 공장을 이전해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 현대차는 이미 해외가 주된 판매처가 됐다. 해외공장은 생산량이 부족해 국내의 생산분을 수출하고 있다. 2014년 현대차가 해외에서 427만8,265대를 판매했는데 이중 119만 5,000대를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했다. 해외시장에 자동차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현지 공장’이 갖는 장점이 크다. 물류비, 관세, 환율리스크 등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노조의 요구에 따라 국내생산을 현상유지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고비용저효율을 방치하지는 못한다.

   
▲ 현대자동차 노사는 2일 오후 4시에 노사 교섭대표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5년 임금단체협상(임단협) 상견례를 가졌다. /사진=연합뉴스

노조는 이런 근본적 문제를 외면하고 경영간섭에만 치중하고 있다. 경제논리를 정치로 해결하려는 모습은 구태일 뿐, 그 끝은 공멸이다. 노조 스스로 각성하고 국내공장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노력으로 경쟁력을 갖춰야한다. 높은 생산성으로 국내에서 공장을 돌려야 할 이유를 만들라는 말이다. 해외와의 경쟁은 정치가 아닌 생산성의 싸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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