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조달비용에 발목잡힌 카드사, 지난해 실적 '희비'…삼성카드만 웃어

2023-02-09 16:17 | 이보라 기자 | dlghfk0000@daum.net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지난해 카드승인액이 1000조원을 넘기며 사상 최대를 경신한 가운데 카드사 간 실적은 희비가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보복소비가 일면서 카드승인액이 증가했음에도 카드사들은 금리 상승에 따른 조달비용 급증 영향을 피하지 못한 모습이다.

사진=미디어펜



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이날 실적을 발표한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우리카드, 삼성카드, 하나카드 등 5개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연결 지배기업지분순이익 기준) 합계액은 총 2조387억원으로, 전년(2조965억원) 대비 2.7% 감소했다.

1위 카드사인 신한카드 순이익이 6414억원으로 전년 대비 5.0% 감소했고, KB국민카드 순이익은 9.6% 줄어든 3786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카드는 순이익이 1920억원으로 전년 대비 23.4% 감소했다.

반면 삼성카드는 순이익이 6223억원으로 12.9%나 늘었고, 우리카드는 1.69% 증가한 2044억원이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실적 선방 배경에 대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자금 조달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비용 효율화 등으로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상품체계 재정립, 개인화 마케팅 강화로 고객기반을 확대한 영향도 있었다”고 말했다.

영업실적만 두고 보면 카드사들은 지난해 나쁘지 않은 한 해를 보냈다. 신용카드 이용실적이 크게 늘었고, 카드론 등 대출 자산이 견조한 증가세를 유지했다.

신한카드의 경우 전체 영업자산이 전년 말 대비 11.5%나 증가했다. 신용판매 대금이 12.1% 늘었고,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 장기카드대출(카드론)도 각각 7.3%, 3.7% 증가했다.

KB국민카드 역시 신용판매 대금이 9.5% 늘었고, 카드론과 현금서비스도 각각 7.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카드의 경우 신용판매 대금이 16.9% 급증한 게 호실적을 이끈 주요인이 됐다. 카드대출의 경우 현금서비스는 6.4% 늘었지만, 카드론은 7.6% 줄었다.

금리 상승은 카드사 순익 감소에 직격탄을 가했다. 카드채 발행 금리 급등에 따른 대응은 실적 차별화를 가져온 또 다른 요인이 되기도 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이자비용으로 7107억원을, KB국민카드는 5096억원을 각각 지불해야 했다. 삼성카드는 4333억원을 이바지용으로 부담했다.

경기둔화 가속화에 따른 충당금 추가 적립도 순익 감소 요인이 됐다.

지난해 충당금 전입액을 보면 신한카드가 5603억원, KB국민카드가 5005억원에 달했다. 카드론을 줄인 삼성카드의 경우 대손비용이 4423억원으로 신한·KB국민카드보다 적었다.

올해도 카드업계는 어두운 한해를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 상승으로 조달비용이 여전히 높은 데다 올해 들어 경기 둔화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김서연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2023년도 카드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신용카드사 실적은 전년 대비 저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통화 긴축이 매우 빠르게 이뤄지면서 전반적인 경기가 크게 위축될 것이고 그 결과 한계 차주를 중심으로 원리금 상환 능력이 저하되며 대손비용이 상승할 것”이라며 “가계의 이자비용 부담 확대로 소비 여력도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