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급속한 고령화로 장수리스크는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국민연금 재정고갈 위험이 대두되면서 실효성 있는 다층노후소득보장체계 마련 등 방안이 제시됐다.
보험연구원과 한국사회보장학회는 연금개혁 논의와 관련해 노후소득 보장을 위한 우리나라 공·사적연금의 역할을 논의하기 위해 2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초고령사회를 대비한 공·사적연금 정책방향’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주제발표자로 나선 석재은 한림대학교 교수는 ‘공적연금의 지속가능한 다층기본보장 방안’이라는 주제로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법정퇴직연금을 포함해 소득계층별 최적화된 다층노후소득보장체계를 통한 기본보장 방안의 연금개혁(안)을 제안했다.
석 교수는 “지속가능성의 본질적 의미는 재정건전성 확보를 통해 미래세대의 안정적인 노후소득을 보장하고 세대 간 연금계약을 지속해 나가는 것으로 현 공적연금의 불균형한 수급-부담구조를 개선해 MZ 세대, 그 자녀세대의 연금보험료 부담을 수용가능하게 함으로써 연금불안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는 모든 노령층이 국민연금, 기초연금 등을 통해 기본보장 수준의 연금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책임지되, 자원의 효율성을 고려해 소득계층별 차별적 다층체계 노후소득보장 결합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평균소득자의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은 40년 가입 기준 40%이나 현실적으로 소득대체율은 25% 내외로 추정되므로 가입기간 확대를 통한 실질소득대체율 확보가 저소득층의 기본보장에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또 “기초연금의 역할을 국민연금과의 관계 속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으며, 현행 중하위 70% 정액 기초연금에서 40만원 인상안을 제시한다”며 “노인빈곤을 효과적으로 해소하고 기본보장 위한 자원 최적화 관점에서 중장기적으로는 최저보증연금으로 전환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확대된 노후소득상실위험에 대비해 공적연금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나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상황으로 세대 간 공평한 연금 룰을 만들 필요가 있다”며 “기후위기의 경고 속에 환경정책이 미래세대에도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해 현 세대가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규제를 강화하듯이 연금정책도 달갑지 않지만 기꺼이 현세대도 함께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개혁일 수밖에 없다는 이해가 널리 공유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주제발표자로 나선 정원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해외의 연금개혁 사례를 살펴보고 우리나라의 공·사적연금의 상호보완적 활용을 강조했다.
스웨덴은 과거 조세를 제원으로 하는 보편적 기초연금과 일정 수준의 연금급여를 약속(Defined Benefit; DB)하는 소득비례연금을 운영했으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1998년 기여한 만큼 연금을 수령하는 방식으로 공적연금이 개혁됐다. 스웨덴은 연금개혁 이후 공적연금의 지속가능성과 적정수준의 노후소득보장을 이룬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호주에서는 1992년 모든 근로자가 의무적으로 퇴직연금에 가입하는 수퍼에뉴에이션(Superannuation)이 도입됐다. 수퍼에뉴에이션의 지난 10년간 수익률은 연 평균 7%, 적립금은 3300억 AUD로 사적연금의 성공사례로 여겨진다. 수퍼에뉴에이션 도입으로 노후소득보장과 공적연금의 지속가능성이 제고됐다.
정 연구위원은 “연금 개혁 이후 소득대체율이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평균소득자가 OECD 평균 수준의 노후소득대체율(60%)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사적연금 적립률이 연 소득의 15%, 운용수익률은 연평균 4% 수준이 요구된다”며 “사적연금이 노후소득 보장을 위해 충분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더 많이, 더 오래, 더 잘 운용’하도록 퇴직연금과 연금저축의 중도인출 및 이직 시 해지 조건 강화, 퇴직연금 수령 시 종신연금 혹은 그에 상응하는 연금화 수령 의무화, 저소득층의 사적연금 납입액에 대한 보조금 지급 등 세제지원 강화 등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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