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금융당국이 은행-비은행권 경쟁 촉진의 일환으로 카드·보험사에 종합지급결제 업무(간편결제, 송금 외에도 모든 전자금융 업무를 영위하는 사업)를 허용하는 방안을 내놓으면서 새로운 메기가 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종합지급결제란 금융회사가 직접 계좌를 발급해 이체나 결제 업무를 수행하는 인가 단위를 말한다. 이에 각 업권에서는 수수료 절감, 고객 편의성 확대 및 신시장 창출로 인한 효과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일 열린 '은행권 경영·영업·관행 제도 개선' 실무작업반 1차 회의에서는 △신규 플레이어 진입 △은행-비은행권 간 경쟁 촉진 등 크게 두 가지 주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카드사의 종합지급 결제 허용과 보험사의 지급 결제 겸영 허용 등이 구체적으로 검토 대상에 올랐다.
업권별 요청 사항을 토대로 정한 검토 과제이다 보니 세부적인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크게 보면 은행에만 허용돼왔던 계좌 개설 권한을 비은행 사업자에게도 열어주는 게 골자다.
특히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을 통해 종합지급결제업이 도입될 경우 은행 수준의 보편적 지급 결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강영수 금융위 은행과장은 "카드사, 증권사, 보험사의 지급 결제를 허용하는 방안이 논의됐다"며 "지급 결제에 대해 간단히 말하면 통장 같은 계좌를 개설해 그 안에서 자금을 활용할 수 있게 한다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고객들이 은행 아닌 금융회사를 통해서도 급여 이체나 카드 대금·보험료 납입 같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2008년에도 정부가 보험사의 지급결제를 허용한다는 방침을 밝혔으나 은행권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된 바 있다. 그동안 보험사는 고객과의 자금수납업무를 은행에 의존하면서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이체 수수료를 은행에 지불해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료 납입이나 보험금 지급 등을 은행을 거치지 않고 직접 처리할 수 있게 된다면 보험사의 경우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고 소비자의 경우 선택권이 확대될 수 있고 보험사 자체 플랫폼을 이용해 편의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업계의 경우 기존 신용판매에서 벗어나 다른 사업영역이 열리는 부분에 대해 환영하고 있다. 또 빅테크들이 자체결제플랫폼을 강화해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종지업이 허용된다면 카드사들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객의 경우에도 카드사 계좌에서 수입과 지출을 한 번에 관리할 수 있게 돼 편의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는 현금흐름과 지출이 항상 일어나는 업종이다 보니 종합지급결제업이 허용되면 중은행급까지 성장할 가능성도 있다”며 “다만 은행계 카드사의 경우 은행에서 하던 부분이 있으니 노하우를 전수받거나 그룹의 지원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사업영역을 일부 잠식해가는 효과가 있을 수도 있다. 기업계 카드사의 경우 이같은 이슈가 없다보니 은행계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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