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 장기화 우려가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 역시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 강세 기조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환율 수혜주가 다시금 주목받는 모습이다.
환율이 다시 고공행진을 하면서 킹달러 수혜주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픽사베이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0원 오른 1324.2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에 장중 한때 1330원에 육박하며 연중 최고치를 찍기도 했다.
연초까지만 해도 안정세를 보이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중순을 기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몇 차례 더 올리고 높은 금리 수준을 예상보다 오래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외환시장 변동성을 키웠다.
실제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1220원대에 머물던 원·달러 환율은 이달 10일 1324.2원으로 100원 이상 올랐다.
달러화 강세로 원화 가치는 추락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2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8일까지 원화 가치는 6.8%나 떨어졌다. 주요국 통화 가운데에서도 가파른 하락폭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원·달러 환율은 미국 고용과 물가지수 예상치 상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최종금리 상향 가능성 시사에 따른 미 연준의 긴축 강화 우려, 외국인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매입 등으로 상당폭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외환시장에서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리는 이달 21~22일까지는 환율이 미국 주요 경제지표, 연준 관계자들의 발언 등 외부 요인에 의해 큰 폭으로 오르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환율 고공행진 속 수혜주들은 다시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당초 환율 효과 실종으로 울상을 짓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고환율 수혜주로는 우선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이 꼽힌다. 달러 강세 상황에서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경우,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매출이 확대된다. 또 달러로 벌어들인 수익을 원화로 바꾸는 과정에서는 환차익 효과까지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에는 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자동차, 제약·바이오 등을 들 수 있다.
다만 이 같은 환율의 상승세가 계속 지속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제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달러화 독주는 사실상 브레이크가 없었다”면서 “올해는 중국의 리오프닝, 비교적 양호한 유로존 경제 등이 달러화의 나홀로 강세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이어 “널뛰기를 반복 중인 원·달러 환율은 당분간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면서도 “하반기 연준의 금리 인상이 일단락되고 중국의 리오프닝 수혜 등으로 국내 수출경기와 교역조건의 개선이 나타나면서 원·달러 환율은 하향 안정화를 시도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