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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IRA 이어 EU 원자재법에 국내 반도체·배터리 ‘압박’

2023-03-12 11:11 | 이미미 기자 | buzacat59@mediapen.com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미국 반도체지원법(CHIPS Act)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이어 유럽연합(EU)도 IRA와 비슷한 중요 광물 공급망 구축을 위해 입법을 추진하는 핵심원자재법(CRMA) 초안을 조만간 공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12일 연합뉴스 보도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내 생산시설을 가동 중인 한국 배터리·반도체업계는 글로벌 배터리 패권 다툼에서 활로를 모색 중이다. 

최근 미국과 중국 사이에 끼어 외교 문제까지 겹치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진은 반도체 생산라인 클린룸. /사진=삼성전자



앞서 미국 정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에 대한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를 시작했다.

중국에 반도체 생산 거점을 운영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일단 규제에 대해 1년 유예 조치를 받았지만, 오는 10월 이후에는 유예가 끝난다. 

ASML을 거느린 네덜란드도 미국에 동참해 반도체 기술 수출 통제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SML의 최대 고객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 상무부가 최근 발표한 반도체지원법의 지원금 조건도 까다롭다. 미 정부는 반도체 생산 지원금을 신청하는 기업에 재무건전성을 입증할 수 있는 수익성 지표와 현금흐름 전망치 등을 제시하라고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중요 기술과 경영 정보가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은 보조금을 받은 기업에 10년간 중국 내 반도체 설비 투자를 제한하는 조항도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발맞춰 북미 지역 생산 거점을 확대하고 있다. 배터리 현지 생산에 따른 보조금 수혜는 예상되지만, 아직 광물의 중국산 의존도가 높은 탓에 IRA의 핵심 광물 요건이 걸린다. 

IRA는 배터리의 광물·부품요건을 충족한 전기차에만 7500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도록 했다. 이 중 3750달러는 북미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나라에서 채굴·가공한 핵심 광물을 40% 이상(2027년 80% 이상) 사용한 배터리에만 적용된다.

국내 업계가 주력하는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에 주로 쓰이는 수산화리튬의 경우 지난해 중국 수입 의존도가 90%에 육박했다.

미국 재무부는 이달 중 IRA 세액공제 하위 규정을 발표한다. 

유럽도 이른바 '유럽판 IRA'라 불리는 핵심원자재법(CRMA)를 추진 중이다. 미국과의 경쟁에 대응하고 중국산 광물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EU는 전기차 배터리등 친환경 산업의 해외 이전을 막기 위해 관련 기업에 제3국과 같은 수준의 보조금을 주기로 했다. 역시 미국 IRA 보조금에 맞불을 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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