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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법 혼돈’ 청와대-여의도 치킨게임 양상

2015-06-17 11:54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국회법 개정안이 15일 정부에 이송된 뒤 청와대의 거부권이 강력 시사되면서 청와대와 여의도가 치킨게임으로 치닫는 형국이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국회법 개정안이 정부에 송부된 이후 청와대가 거부권을 강력 시사하면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시행령에 대한 국회의 수정 ‘요구’를 ‘요청’으로 문구 수정한 국회법 개정 중재안에 대해서도 청와대는 “한 글자 고쳤던데 달라질 게 없다”고 했다.

사실상 처음 논란을 일으킨 국회법 개정안의 위헌성 시비가 전혀 사라지지 않은 채 청와대와 여의도가 평행선을 달리는 형국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침묵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급기야 여당 측에서 청와대 비판 발언이 나왔다. 정병국 의원은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청와대와 당내 친박계를 정면 조준해 “이 문제를 갖고 일각의 청와대 비서들이 하는 행태를 보면 도저히 대통령을 모시는 사람들의 자세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87%의 여야 합의에 따라 통과된 법인데도 청와대에서 문제 제기를 했기 때문에 국회의장의 중재 하에 여야 합의로 수정안을 만드는 등 국회에서는 나름대로 성의를 다했다”는 발언도 이어갔다.

이에 친박계의 반박도 나왔다. 이정현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국회법 개정안은 정권의 문제가 아니고 어느 대통령의 문제도 아니고 어느 당청 간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법을 이렇게 애매모호하게 만들고 현장에서 알아서 하라도 던질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동일 사안에 대해 14대 국회부터 19대 국회까지, 김영삼 대통령부터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 이르기까지 모든 정권, 모든 국회가 행정입법을 통제하기 위해 국회법 개정과 같은 내용을 거론했으나 한결같이 위헌적 요소가 있다고 해서 반영하지 않았다. 그 사이 헌법이 바뀐 것도 아닌데 동일 법안을 강행하려는 것은 헌법 파괴”라고 주장했다.

같은 날 야당 측에선 국회의장의 중재안마저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상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단순한 오자나 숫자를 바로잡는 것이 아니라 의결을 번벅하는 사안이었다”며 강경한 태도를 고수했다.

국회법 처리 문제가 치킨게임으로 치닫자 정의화 국회의장은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모양새이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황 후보자 인준 표결의 데드라인으로 설정한 17일 본회의 개최를 강력 요구했는데도 정 의장은 여야 합의 우선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의장이 여야를 설득해 국회법 개정 중재안을 만들어 정부로 송부한 상황에서 청와대가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황 후보자의 인준을 위한 직권상정을 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청와대의 거부권 행사는 오는 23일 국무회의 또는 30일 시한에 임박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법 개정안은 지난 15일 정부에 송부됐으며, 정부 이송 뒤 15일 이내 대통령이 공포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제헌국회 이후 73번째를 기록하게 된다. 노무현 정부 때 총 6건의 거부권이 행사됐으며, 이명박 정부에서 여야가 합의한 ‘대중교통 육성 및 이용촉진법’(일명 택시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적이 있었다.

여당 지도부가 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고 보류하면 법안은 자동 폐기되는 수순을 밟게 된다. 하지만 정국 주도권 확보를 눈앞에서 놓친 야당의 극심한 반발이 예상돼 추후에도 사사건건 여당과 갈등을 빚을 수밖에 없다.

만약에 박 대통령이 중재안을 수용한다면 국무회의 의결 수순을 거쳐 공표된다. 이럴 경우 당청 관계는 회복되고 여야 관계도 순항이 예상되지만 지금으로서는 실현 가능성이 매우 낮다.

이런 가운데 국회법 개정안 재의결이 현실화될 경우 의결정족수를 맞춰주겠다는 유승민 원내대표의 발언이 이날 공개되면서 파문이 일었다. 유 의원은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이런 사실이 있었다면 두 원내대표가 거부권 행사에 대비해 ‘이면합의’한 것이어서 새로운 파장을 예고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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