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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통신선 ‘단절-복원’ 반복해온 북, 이번엔 왜 끊었나

2023-04-10 17:29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남북의 모든 연락통신선이 10일 현재 나흘째 불통 상태이다. 북한은 지난 7일 오전부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통신 및 동·서해 군통신선의 정기통화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 처음에는 기술적 결함 가능성도 염두에 뒀지만 정부는 10일 북측의 의도적인 차단에 무게를 실었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10일 정례브리핑에서 “북측은 지난 주말동안 군통신선에 응답하지 않았고, 오늘 아침에도 공동연락사무소와 군통신선 통화에 응답하지 않았다”며 “북측의 일방적인 차단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대응 방안을 검토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통신연락선 차단은 처음이 아니다. 문재인정부 때인 2020년 6월에 북한은 남측 탈북민단체의 대북전단살포를 빌미로 일방적으로 통신선을 끊었다가 무려 13개월만인 2021년 7월 26일 남북정상간 친서교환으로 통신선 복원을 발표한 바 있다. 

북한이 지난 4~7일 '해일-2형' 핵무인수중공격정 수중기폭시험을 단행했다고 노동신문이 8일 보도했다. 2023.4.8./사진=뉴스1


이어 북한은 2021년 8월에도 한미연합훈련을 빌미로 일방적으로 통신선을 끊었다가 2개월만인 10월에 복원시켰다. 북한은 더구나 2020년 6월 9일 통신연락선을 단절한 이후 일주일만인 같은 달 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이처럼 북한의 통신선 차단은 자신들의 요구 사항을 관철시키기 위해 엄포를 놓는 첫 단계 수단으로 반복돼왔다. 특히 지난 연락사무소 폭파로 인해 통신선 차단은 긴장고조의 신호로 여겨지게 됐다. 

실제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2021년 7월 통신선 복윈 이후 닷새만에 “(통신선을) 물리적으로 다시 연결시켜놓은 것일 뿐 그 이상의 의미를 달지 말아야 한다”며 “남조선측이 8월에 또다시 적대적인 전쟁연습을 벌려놓는가 아니면 큰 용단을 내리겠는가에 대하여 예의주시해볼 것”이라며 엄포를 놓았다.

이 밖에도 북한이 통신선을 압박용으로 수단화한 경우가 더 있다. 북한은 2016년 2월 남측의 개성공단 운영 중단 및 기업인들의 철수에 반발하며 통신선을 차단했다. 이보다 앞서 2013년 3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대응해 대북제재를 결의했을 때와 2010년 5월 천안함 피격사건 이후 정부가 4.24조치를 단행했을 때에도 통신선을 차단했다.   

그렇다면 북한이 이번에 통신선을 차단한 이유는 무엇이고, 어떤 의도를 갖고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 통신선 차단은 윤석열정부 들어 처음 단행된 것이며, 그동안 한미 연합상륙훈련과 미 항모 전개 등 강화된 한미훈련 기간에도 통신선은 유지돼왔다.

마침 북한이 모든 통신선을 차단한 바로 전날 정부는 북한의 개성공단 무단사용 사실을 구체적으로 공개하면서 “무단사용 중단 촉구 통지문을 발송하려고 했으나 북한이 거부했다”고 밝힌 일이 있다. 개성공단에 두고온 우리측의 통근버스가 평양시내에서 운행되고 있다고 공개한 정부 발표에 북한이 발끈했을 수 있다.   

북한이 지난 4~7일 '해일-2형' 핵무인수중공격정 수중기폭시험을 단행했다고 노동신문이 8일 보도했다. 2023.4.8.사진=뉴스1


여기에 북한의 이번 통신선 차단은 최근 김여정 부부장 등이 잇단 담화를 내며 한미연합연습에 반발해온 후속조치로 대형 도발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긴장고조 차원일 수 있다. 북한은 이미 이번달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예고했으며, 4월엔 15일 ‘김일성 생일’ 등 도발에 이용해온 정치 일정이 몰려 있다. 
    
특히 북한은 통신선을 차단하기 직전인 4~7일 세 번째 ‘핵어뢰’ 시험을 진행했다고 공개했다. 이번 핵무인수중공격정 ‘해일-2형’은 71시간 6분 잠항한 뒤 수중 폭발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24일 ‘해일’과 28일 ‘해일-1형’을 각각 수중폭발시키는 시험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이 7차 핵실험을 비롯한 다양한 전술핵무기의 연쇄 도발을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2주째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7일 ‘핵무기 병기화사업’ 지도를 마지막으로 공개 행보를 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북한 기념일에 맞춰 공개행보를 재개하면서 예고한 무력도발을 단행할 가능성이 예상된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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