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가상자산 대표주자인 비트코인이 원인 모를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며칠새 큰 폭으로 뛰어 3만달러에 근접하는 등 6개월만에 최고 수준까지 뛰어 오른 상황이다. 시장 전문가들도 뚜렷한 상승 요인을 찾지 못한 가운데, 향후 가격 방향성에 대한 관심도 커지는 모습이다.
가상자산 대표주자인 비트코인이 원인 모를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향후 가격 추이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12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 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1일(현지 시간) 오후 8시30분께 1개당 3만309달러에 거래됐다. 24시간 동안 2% 이상 뛰어 오른 가격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3만 달러를 돌파한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가격은 지난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물가 상승을 통제하기 위해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하면서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가 급감한 영향이다. 그러나 올 들어 비트코인 가격은 80% 가까이 뛰는 등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국내 시장 역시 비슷한 흐름을 나타내는 중이다. 12일 오전 8시 30분 기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보다 2.74% 오른 4004만원에 거래됐다. 또 다른 거래소 빗썸에서도 0.44% 상승한 4003만원을 기록했다.
가상자산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 역시 250만원을 돌파했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은 빗썸에서 1.03% 떨어진 250만원을, 업비트에서는 0.28% 하락한 250만원을 기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의 최근 상승세는 뚜렷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진단한다. 상승을 이끌만한 이벤트가 없었던 데다 비트코인과 커플링(동조화) 현상이 강해진 나스닥 지수는 오히려 떨어졌기 때문이다. 다만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에 긴축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가격을 끌어올렸을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블록체인 커뮤니티에서 단체로 ‘비트코인 매수 운동’에 나선 것이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외환중개업체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 시장분석가는 “이번 급등에 대한 명확한 촉매제는 없다”면서도 “비트코인의 에너지 소비를 문제 삼은 일방적인 뉴욕타임스 기사에 대해 소셜 미디어에서 불만을 표출하는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선 것일 수 있다”고 밝혔다.
명확한 상승 사유가 없는 급등인 만큼 향후 가격 방향성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 투자 전문지 배런스는 “비트코인의 겨울이 끝났다”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 캠페인이 종료를 향해가고 있기 때문에 비트코인이 추가 랠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반면 급등세 지속에 대한 회의적 입장도 있다. 암호화폐 펀드 비트불캐피털의 조 디파스콸레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의 급등세 지속 가능성을 두고 “비트코인은 3만달러에서 저항받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기술적 관점으로 현재의 움직임은 지난달에 형성된 박스권 고점을 다시 테스트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이 테스트가 성공하면 3만달러를 웃돌겠지만, 실패하면 다시 2만5000달러, 2만300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