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삼성전자의 메모리 감산에 대해 '안주 신호'라고 지적했다.
1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지는 13일(현지시간) '삼성은 인텔 같은 안주를 경계해야 한다'는 기사를 통해 "삼성전자가 메모리 감산을 결정하자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의 주가도 같이 뛴 점이 흥미롭다"며 이 같이 밝혔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삼성전자의 메모리 감산에 대해 '안주 신호'라고 지적했다. /사진=미디어펜
이어 "메모리 삼두체제의 정상 자리가 너무 편해서 경쟁사들의 점유율을 더 뺏어오려는 욕구가 없을 수 있다는 더 정교한 설명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작년 11월 투자자 설명회에서도 안주하는 분위기를 엿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경쟁사들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려고 하기보다는 전체 D램 시장이 3배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에 만족하는 듯했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지는 "2010년대 후반 미국의 반도체 업체 챔피언인 인텔이 첨단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대만의 TSMC와 삼성전자에 밀리기 시작했을 때 그런 비슷한 정서가 인텔을 추락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2030년까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세계 1위가 되겠다는 삼성전자의 목표 역시 인텔에 친숙한 이유로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지난달 한국 정부가 용인에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는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점유율을 16% 이상으로 끌어올리기에 충분치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코노미스트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TSMC와 생산 능력이 동일하고 반도체 설계에선 아마 더 앞서 있는데도 시장 점유율이 정체돼있는 상태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삼성전자가 TSMC와 경쟁하면서 반도체 생산 모델을 더 급진적으로 변화시켜야 할 수 있다"며 "시스템 반도체를 직접 개발하면서 위탁생산도 하는 구조는 이해상충 가능성이 있어서 애플과 같이 경쟁사이기도 한 고객들을 겁먹게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가 이병철 선대 회장 때의 초심을 되찾는 게 좋을 것"이라며 1983년 이 전 회장이 '도쿄선언'으로 반도체 사업 진출을 발표할 때 한국에는 원자재는 부족하지만 교육받고 근면한 인력이 있다고 말한 것을 소개했다.
또 "삼성전자는 투지 혹은 '무술과 같은 스타일'의 업무윤리로 경쟁을 뚫고 행진해 세계 메모리 시장에서 난공불락의 지위를 차지했으며, 경기 하강 때도 늘 최후의 생존자였고, 남들이 어려울 때 시장 점유율을 장악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