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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라시급 증권사 보고서…개미들 '쪽박' 이유 있었네

2015-07-03 12:18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 송덕진 극동미래연구소장, 휴먼디자이너
무늬만 매수리포트지, 알고보면 매도리포트 아닌가?

스마트폰, TV, 에어컨을 중심으로 한 전기 전자산업, 자동차산업, 조선산업, 화학산업 등 제조업은 대한민국을 지금의 모습을 만들어 준 일등공신들이다. 하지만 은행, 증권, 보험의 금융산업은 초라하다. 금융산업의 향후 경쟁력에 대해 심히 걱정된다.

금융산업이 제조업에 비해 초라하게 된 이유 중 하나 중 금융산업과 산업자본의 분리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단언코 말하고 싶다. 연말에 제조회사의 인터넷은행 진입장벽을 허무는 것에 대해 진일보 발전하다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직까지도 부족하다. 거기에 자본지장이 성숙하지 못한 점도 한 몫한다고 생각한다. 투자보다는 투기성향이 강한 시장으로 변해, 좀처럼 영국이나 선진국처럼 금융산업 발전에 이바지 못하고 있는 점이 무척이나 안타깝다.

금융관행 개혁을 시도하는 금감원

며칠 전 금융감독원이 국민체감 20대 금융관행 개혁안을 발표했다. 주요내용을 보니, 주식시장의 건전한 리서치 문화 정착, 채권시장 거래 투명성 제고를 위한 감독 강화, 과도한 임직원 자기매매 내부통제 강화, 광고성 보도자료에 대한 감독 강화 등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 중 관심을 끄는 대목이 있다. 주식시장의 건전한 리서치 문화를 정착하기 위해 금융투자협회와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의 정기협의체를 신설하고 매도리포트 활성화를 꾀한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상품 판매운용 관행을 쇄신하겠다는 뜻이다. 건전한 리서치 문화 정착에 무조건 동의하지만, 매도리포트 활성화에 대해 의구심이 높다.

예전부터 거론된 이야기지만 증권업계가 법인영업 중심의 실적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증권사 영업이익을 우선시하고 있고, 여기저기 눈치를 보기 때문에 과감하게 매도 리포트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 잘 알고 있다.

생사를 걸고 있는 기업에게 증권사 보고서는 민감해

이런 현실적 문제가 금융감독원은 증권사의 리서치 업무 독립성 확보가 부족한 부분도 있지만 기업과 리서치센터의 갑을관계의 문화적인 요소가 강해 매도리포트 활성화가 활발하지 못하다고 보았다. 애널리스트가 매도 의견을 제시하면 기업이 애널리스트가 속해 있는 증권사에게 불이익을 준다는 것이다.

최근 일어난 현대백화점 경영진이 시내면세점 선정 채점과 관련 자사에 대해 불리한 의견을 낸 증권사 애널리스트에게 해당보고서를 홈페이지에서 내리라고 요구하는 등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다. 당시 내용을 보도한 언론사는 리서치 보고서 발표에 대해 압력을 행사하는 문화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유통업계는 정부의 대형마트 규제, 골목상권 보호 등등으로 상당히 고전하고 있으니, 증권사의 보고서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생사가 걸린 기업으로써 상당히 민감할 수 밖에 없다.

   
▲ 금감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1년부터 2014년간 국내 증권사의 리서치 보고서 중 매수 의견은 9만146건으로 90%가 넘고, 중립 의견은 8978건으로 10%를 넘지 못했다. 매도 의견은 60건으로 전체 0.1%에 불과했다. /사진=미디어펜
정말 매도리포트 비중이 낮은가?

이런 현실이다 보니, 금감원은 정기협의체를 통해 업계 내부에서 관행 개선을 위한 자정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고 증권사 스스로도 공정하고 합리적인 리서치보고서를 생산할 수 있는 역량 및 내부통제를 강화시키겠다는 입장이다. 매도 의견을 내더라도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상장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 등에 협조를 요청하는 등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최근 금감원 통계를 보니, 지난 2011년부터 2014년간 국내 증권사의 리서치 보고서 중 매수 의견은 9만146건으로 90%가 넘고, 중립 의견은 8978건으로 10%를 넘지 못했다. 매도 의견은 60건으로 전체 0.1%를 차지했다. 매도의견은 거의 없다고 해야한다는 것이다. 이 통계에 대해 의견이 다르다.

증권사들은 투자의견을 매수·중립·매도 등 3단계로 구분해 표시해야 하고, 투자의견이 포함된 리포트에 자사의 투자의견 비율을 기재해야 한다. 하지만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라면, 조금이라도 주식시장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매수보고서라고 하지만 내용은 매도보고서나 다름없다는 것을 금방 알게 될 것이다.

정석에서 벗어난 리포트

학창시절에 금융관련 강의을 듣다 보면, 시가총액, 당기순이익, 자본총액을 공부하게 된다. 그리고 이들 수치를 활용해 주식가치평가의 가장 기본이 되는 지표인 PER(시가총액/당기순이익), PBR(시가총액/자본총액), ROE(당기순이익/자본총액)를 계산도 해 본다. 이 지표는 증권관련 자격증에서 100%로 출제되는 항목이다. 하지만, 보고서 내용을 보면 교과서에 나온 내용과 너무 다르게 분석될 때 투자자는 혼동이 오기 시작한다.

그러다보면, 공매도 물량이 너무 많이 나오게 되어 폭탄돌리기 같은 표현이 난무하고, 감아올릴 수 없는 여력, 공매도를 감당할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해 주식이 기업실적, 기업가치와 상관없이 쭉쭉 하락하는 경우도 많다. 피해를 본 개인투자자들은 기업 관계자들에게 주가관리 어떻게 했나, 애매모호한 보고서를 작성한 애널리스트에게 항의하는 등 잡음이 발생하곤 한다.

공매도, 사설메신저를 이용한 거래를 없애야

보고서는 시장에서 일종의 정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정보의 비대칭이 상당히 심하기 때문에 상당적으로 정보가 부족한 개인투자자들은 증권사의 보고서에 의존하곤 한다. 하지만 법인영업이 치중하고 있고 공매도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실적을 유지하고 있는 증권사의 현실적 상황 속에서 매도 리포트 비중 확대활성화 되어 다양한 투자의견이 나올지 정말 회의적이다.

정부가 영리조직의 활동에 대해 규제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하지만 리포트의 정보가 부당하다면, 또한 불법 투기성향이 높다면 건전한 시장환경 조성을 위해 정부의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특히 사설메신저를 이용해 정보를 주고받고, 거래를 하는 행태는 뿌리를 뽑아야 한다.

그리고 작은 돌에도 개구리는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시장에 던지는 정보과 내용에 대해 신중을 기하는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더 시급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송덕진 극동미래연구소장, 휴먼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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