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올 1분기 은행권의 부실채권(NPL·고정이하여신)비율이 지난해 연말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대출이 소폭 개선된 반면, 가계대출이 악화된 까닭이다.
올 1분기 은행권의 부실채권(NPL·고정이하여신)비율이 지난해 연말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대출이 소폭 개선된 반면, 가계대출이 악화된 까닭이다./사진=김상문 기자
하지만 통계를 자세히 살펴보면 대출상환능력이 뒤처지는 가계(중·저신용자)와 기업(중소기업, 중소법인·개인사업자)에서 부실이 두드러졌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권의 3월 말 NPL비율은 0.41%로 전분기말 0.40% 대비 0.01%포인트(p) 상승했다. 2020년 2분기부터 코로나 금융지원 등으로 개선되다가 지난해 말 다시 높아져 2분기 연속 오름세다. NPL비율은 은행 총여신 중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 즉 '고정이하여신'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부실채권규모도 증가세다. 총대출(여신) 2541조원 중 부실채권은 10조 4000억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3000억원 증가했다. 기업대출이 8조 2000억원, 가계대출이 2000억원, 신용카드채권이 200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1분기 중 신규발생 부실채권은 3조원으로 직전 분기 3조 1000억원 대비 1000억원 감소했다. 기업여신 신규부실이 1조 9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000억원 감소했고, 가계여신 신규부실이 전분기보다 3000억원 증가한 1조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부실채권 정리규모는 2조 7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000억원 증가했다. 상·매각 1조 3000억원, 여신 정상화 9000억원, 담보처분을 통한 여신회수 4000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은행권 부실채권 신규발행 및 정리 추이./자료=금융감독원 제공
대출부문별로 부실채권비율을 살펴보면, 기업대출이 0.50%로 전분기 대비 0.02%p 개선됐다. 다만 규모별로 차이를 보였는데 대기업대출이 0.11%p 하락한 0.49%까지 개선된 반면, 중소기업(중소법인·개인사업자)대출이 0.04%p 상승한 0.57%로 악화됐다. 대·중소기업 간 부실격차가 심화되는 양상이다.
가계대출은 0.23%로 지난해 말 0.18% 대비 0.05%p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이 0.02%p 상승한 0.14%, 기타 신용대출이 0.11%p 상승한 0.45%로 나타났다. 특히 신용카드채권 부실채권비율은 전분기 말 0.91% 대비 0.29%p 악화된 1.20%까지 치솟았다.
금감원은 1분기 NPL비율이 전분기 말 대비 소폭 상승했으나 전반적으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또 은행들이 1분기 중 대손충당금적립률을 늘리면서 역대 최고 수준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은행권의 충당금적립률은 지난 2019년 말 112.1%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말 227.2%까지 치솟았고, 1분기에 229.9%를 경신했다.
그러면서도 금감원은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및 고금리 우려 등을 감안하여 향후 부실 확대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은행의 충분한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지속 유도하는 한편, 예상손실모형 점검 및 특별대손준비금 도입 등 제도 개선도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취약부문에 대해 부실채권 증가 및 상매각 등 정리 추이를 면밀히 점검하고 적극적인 관리를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