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5대(BNK부산·BNK경남·DGB대구·광주·JB전북) 지방은행의 1분기 평균 연체율이 0.57%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5대 시중은행 평균치에 견줘 2배 이상 높은 셈인데, 중소기업 대출 부실화를 비롯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이 연체율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31일 금융권 및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5대 지방은행의 1분기 연체율은 평균 0.57%로 지난해 말 0.40% 대비 약 0.17%포인트(p) 악화됐다. 같은 기간 5대 시중은행 0.27%에 견주면 격차가 0.31%포인트(p)에 달한다.
5대(BNK부산·BNK경남·DGB대구·광주·JB전북) 지방은행의 1분기 평균 연체율이 0.57%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왼쪽부터 BNK금융, DGB금융, JB금융./사진=각사 제공
은행별로 보면 전북은행이 지난해 1분기 0.57%에서 0.67%p 급등한 1.19%를 기록해 가장 심각했다. 이어 대구은행이 0.24%p 오른 0.54%, 광주은행이 0.17%p 상승한 0.46%로 각각 집계됐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연체율은 각각 0.33%를 기록했는데, 각자 전년 동기 대비 0.13%p 0.04%p 상승했다.
지방은행권의 전반적인 연체율 상승세는 총대출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소기업 대출의 부실화가 원인으로 꼽힌다.
지방은행들은 금융기관 여신운용규정에 따라 중소기업대출비율제도를 따르고 있다. 원화자금대출 증가액 중 60%를 중소기업에 의무적으로 대출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연체율이 높아지고 대손충당금도 더 쌓아야 하는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은행별 기업대출 연체율을 놓고 보면 전북은행이 올 1분기 0.78%를 기록해 1년 전 대비 0.38%p 급등했다. 뒤이어 대구은행이 0.33%에서 0.67%로 약 0.34%p, 부산은행이 0.13%에서 0.33%로 약 0.20%p 각각 상승했다. 그 외 경남은행이 0.04%p 상승한 0.33%, 광주은행이 0.01%p 상승한 0.34%로 집계됐다.
중소기업 대출과 더불어 부동산 PF대출도 취약요인으로 꼽힌다. 장기화되는 고금리 여파로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고, 미분양 사례가 속출하면서 대출 리스크 높아진 까닭이다. 5대 지방은행의 부동산·건설업 대출잔액은 1분기 말 약 38조 8832억원으로 전년 1분기 약 35조 7364억원 대비 8.8% 증가했다.
앞서 서병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23년 은행업 전망 및 리스크 이슈'에서 "지방은행의 경우 PF 관련 익스포저가 전체 대출 대비 4.8~14.1% 수준으로 높은 편이기 때문에 각 프로젝트에 대한 모니터링 및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업계는 당장 연체율 급등을 예의주시하면서도 점진적인 개선세를 기대하고 있다. 우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의 중소기업대출비율을 50%로 일원화하기로 의결함에 따라, 오는 7월부터 지방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쿼터는 50%로 일원화될 전망이다. 대출 건전성 관리에 나서야 하는 은행들로선 부담을 덜 수 있는 대목이다.
또 자체적으로 당국 주문에 따라 충당금을 꾸준히 적립하고 있는 만큼, 대출 부실화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대출비율이 곧 완화됨에 따라 의무적으로 채우던 기업대출을 늘리지 않아도 돼 리스크를 덜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최근 부동산PF 문제가 연체율에 영향을 주고 있지만 충당금을 꾸준히 적립해온 만큼 건전성에는 문제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