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주식서 예·적금으로…역머니무브 훈풍

2023-06-08 15:40 |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거듭된 은행채 금리 하락으로 투자 매력이 옅어진 은행 예·적금이 최근 반짝 인기를 얻고 있다. 금융당국이 다음달 은행권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정상화를 앞두면서, 업계가 은행채 발행을 늘리고 예·적금 등 수신자금 조달에 한층 치열해진 까닭이다. 

여기에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를 계기로 투자자들이 '안전한 투자'를 지향하면서, 대기자금이 다시금 은행으로 '역머니무브'하는 모습이다.

거듭된 은행채 금리 하락으로 투자 매력이 옅어진 은행 예·적금이 최근 반짝 인기를 얻고 있다. 금융당국이 다음달 은행권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정상화를 앞두면서, 업계가 은행채 발행을 늘리고 예·적금 등 수신자금 조달에 한층 치열해진 까닭이다./사진=김상문 기자



8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수신(예·적금)잔액은 약 856조 633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4월 말 843조 7705억원에 견줘 약 12조 8630억원 늘었다. 두 달 연속 증가세인데, 증가폭도 전달 1조 3413억원에 견주면 압도적이다. 

구체적으로 정기예금 잔액은 817조 5915억원으로 전월 말 805조 7828억원 대비 약 11조 8088억원 증가했다. 연중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던 올해 2월 3조 4506억원 대비 3배 이상 높은 값이다. 정기적금 잔액도 37조 9878억원에서 39조 420억원으로 약 1조 542억원 증가했다.

이처럼 은행권으로 수신자금이 몰리는 건 7월 LCR 규제 정상화를 앞두고 은행채 발행이 늘어났고, 이 여파로 예·적금 금리가 인상돼 대기자금이 몰린 까닭이다. 

이날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1년물 은행채 금리(AAA등급·무보증, 신용평가사 5개사 평균치)는 지난 7일 3.842%로 한 달 전인 지난달 8일 3.612%에 비해 약 0.230%p 상승했다.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1월 2일 4.330%에 견주면 약 0.488%p의 차이가 난다. 1년물 금리는 일주일 전인 지난달 30일 3.920%까지 치솟다가 소폭 하향화돼 3.8%대에 머물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정책금융 조치의 일환으로 LCR를 대거 완화한 바 있다. '예금대출비율'로 통용되는 LCR는 향후 한 달간 예상되는 순현금유출액 대비 고유동성 자산 비율을 뜻한다. 금융위기 등의 여파로 한번에 자금이 빠져가는 상황을 대처하기 위해 마련됐다. 

LCR는 이달 말까지 92.5%로 규제 중이며, 다음달부터 2.5%p씩 상향 조정해 과거 수준인 100%로 회귀할 전망이다.

이에 은행들이 7월 전까지 LCR를 끌어올려야 하는 만큼, 수신자금 유치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 은행채 발행 증가에 따른 금리 상승으로 은행권의 주요 상품 최고금리도 상승 반영되고 있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1년물) 금리는 이날 연 3.59~3.80%로 집계됐다. 한 달 전만 하더라도 금리는 연 3.40~3.54%에 그쳤다. 

최근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 등으로 불안심리가 가득한 점도 대기자금의 역머니무브를 부추기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SG증권 사태 이후 투자자예탁금은 50조원 아래로 추락했다. 지난달 9일 기준 투자자예탁금 잔액은 49조 5630억원으로 약 3주 만에 3조원 이상 줄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LCR비율 정상화를 앞두고 최근 채권 발행 외에도 예금을 확보하기 위한 고금리적금을 많이 내놓고 있다"며 "SG증권 사태를 계기로 주식시장에 불안심리가 가득한 점도 안전투자로 자금이 몰리는 요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