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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돈넣기 버거워"…연 10% 이자에도 적금 깬 청년들

2023-06-22 13:09 |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지난 문재인 정부가 '청년층의 자산관리'를 명목으로 도입한 청년희망적금이 연 10%의 이자에도 불구, 중도 해지자가 70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입대상인 2030 세대의 저축여력이 부족한 데다, 지출변수가 큰 게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특히 10만~40만원대 소액 가입자들의 중도해지율이 50%에 육박한 반면, 이를 초과 납입한 가입자들의 중도 해지율은 10%대에 그쳐 극명한 대비를 보였다. 

지난 문재인 정부가 '청년층의 자산관리'를 명목으로 도입한 청년희망적금이 연 10%의 이자에도 불구, 중도 해지자가 70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입대상인 2030 세대의 저축여력이 부족한 데다, 지출변수가 큰 게 문제점으로 지적된다./사진=김상문 기자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청년도약계좌는 청년희망적금보다 만기가 3년 더 길고, 월 최대 납입한도도 20만원 더 많은 만큼, 중도해지율 최소화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확보한 '청년희망적금 운영 현황'에 따르면 상품이 출시된 지난해 2월 최초 가입자 수는 289만 5546명에 달했는데, 올해 5월 말 현재 중도 해지자 수는 68만 4878명을 기록했다. 중도 해지율로 따지면 23.7%에 육박한다. 

청년희망적금은 2년 만기 자유적립식 적금상품으로 이자소득에 비과세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월 납입한도는 최대 50만원으로, 만기 2년까지 납입 시 1년차 납입액의 2%, 2년차 납입액의 4%만큼 저축장려금(최대 36만원)을 지원한다. 가입대상은 총급여 3600만원(종합소득금액 2600만원) 이하인 가입일 기준 만 19~34세 청년이다.

5월 말 현재 납입금액대별 청년희망적금 가입자 및 가입 유지자 현황./자료=강민국 의원실, 금융감독원 제공



중도 해지율을 분기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2분기 6.7%(19만 5290명), 3분기 11.4%(32만 9547명), 4분기 16.6%(48만 2018명), 올해 1분기 21.1%(61만 1005명)를 각각 기록했으며, 5월 현재 23.7%(68만 4878명)까지 치솟았다.

중도 해지율은 납입 금액대별로 차이점을 보였는데, 금액이 많을수록 낮았고 소액일수록 높았다. 중도 해지율이 가장 높은 액수는 '10만원 미만'으로 49.2%(가입 19만 2750명, 해지 9만 4806명)를 기록했다. 이어 '10만원 이상~20만원 미만'이 48.1%(가입 10만 1003명, 해지 9만 3725명), '20만원 이상~30만원 미만' 43.9%(가입 18만 7938명, 해지 8만 2453명) 등의 순이었다. 

반면 '50만원 이상 60만원 미만'은 14.8%(가입 125만 287명, 해지 21만 7637명), '40만원 이상~50만원 미만'은 17.3%(가입 52만 9934명, 해지 11만 1190명)에 불과했다.

5월 말 현재 연령대별 청년희망적금 가입자 및 가입 유지자 현황./자료=강민국 의원실, 금융감독원 제공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만 19세' 중도 해지율이 27.9%(가입 1만 6863명, 해지 4707명)로 가장 높은 반면, 가입 상한 마지노선인 '만 34세'는 21.2%(가입 12만 6308명, 해지 2만 6733명)로 가장 낮았다. 

종합적으로 보면 소득이 적거나 불안정한 20대 청년들일수록 상품 가입에 가장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는데, 중도 해지하는 건수도 가장 많았다. 10%에 달하는 고금리에 현혹돼 저축여력을 고려하지 않고 가입했다가 지출변수 등에 따른 유동자금 부족으로 중도 해지를 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도 해지한 자금은 변동성이 높은 주식·가상자산 등으로 이탈했을 가능성도 있다.

반면 종합적으로 사회진출과 경제활동을 본격화 하는 30대들의 가입자 수는 10만명대에 그쳤지만, 그만큼 중도 해지한 건수도 현저히 적었다. 상대적으로 경제적 여유를 갖춘 세대인 만큼,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연 10%의 이자를 제공하는 청년희망적금이 24%에 달하는 중도 해지율을 보이는 가운데, 윤 정부가 내놓은 청년도약계좌도 흥행을 위해서는 일부 제도적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청년도약계좌는 청년들이 매월 40만~70만원을 5년간 불입하면, 기본금리와 금융권의 우대금리, 정부 기여금 등을 포함해 최대 약 5000만원의 자산을 형성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가입 대상은 총급여 7500만원 이하의 개인소득 요건과 중위소득 180% 이하 가구소득 요건을 충족하는 만 19~34세 청년이다. 금리는 최대 연 6.00%를 제공한다. 

다만 중도해지시에는 특별 요건에 해당되지 않는 한 정부기여금은 지급되지 않으며 이자소득 비과세 혜택도 받을 수 없다.

전날 약 8만 8000명이 신청해 누적 가입 신청자는 41만 6000명을 기록 중이다. 하루 평균 약 8만 3200명의 가입 신청자가 몰린 것인데 이날부터 5부제 가입제한이 폐지되는 만큼, 매일 약 10만명이 이 상품에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가입자들이 자금 불입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청년희망적금에 비하면 최대 납입한도가 약 20만원 많고, 불입기간도 3년 더 많다. 금리혜택도 약 4%포인트(p) 적다. 특히 자금여력을 고려하지 않고 '5000만원'이라는 액수에 혹해 가입하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자유적립식인 만큼 중간에 납입이 없어도 계좌가 유지되지만 5000만원을 달성하려면 최대 70만원을 5년간 꾸준히 납입해야 한다는 점에서 쉽지 않다. 

금융권에서는 정부 주도의 상품인 만큼, 이자·세제혜택이 시중 예적금 상품 대비 상당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급전 필요 시 이를 담보로 대출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청년층의 가입 유지를 권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곧 금리하락기가 점처지는 가운데 이 상품은 고금리에 정부보조금도 받을 수 있어 매력적이다"며 "급전이 필요할 경우 예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는 게 좋다"고 전했다.

강 의원은 "청년도약계좌는 청년희망적금의 문제를 반면교사 삼아 수시로 상품을 점검해 생활·주거 안정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의 실질적 중장기 자산형성을 도울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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