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카드사들이 청소년도 사용 가능한 신용카드 상품을 내놓으며 미래 잠재고객 잡기 경쟁에 나서고 있다. 한 번 거래를 트면 쉽게 바꾸지 않기 때문에 청소년이 성인이 된 후에도 주고객이 될 수 있는 만큼 미리 선점해두겠다는 것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최근 우리카드와 현대카드가 신청한 ‘미성년 자녀를 위한 가족 신용카드 서비스’ 등 금융서비스 20건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신규 지정했다.
해당 서비스는 미성년자인 자녀(만 12세 이상, 중·고등학생)가 부모의 신용카드 한도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신용카드(가족카드)를 발급·사용토록 하는 서비스다.
원칙적으로 신용카드는 민법상 성년 연령 이상인 자에 한해 발급 가능하나 부모의 신용카드 이용한도 내에서 미성년자인 자녀가 신용카드(가족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할 수 있도록 특례를 부여한 것이다.
사용 가능 업종은 교통, 편의점, 문구점, 학원, 서점 및 청소년 일상생활에 밀접한 업종 등으로 제한된다. 이용한도는 원칙적으로 월 10만원 이내이나 부모의 신청이 있을 시 최대 월 50만원까지 늘릴 수 있다.
금융위는 가족카드 발급대상을 만 12세 이상까지 확대해 미성년자의 금융거래 편의성을 제고하고 신용카드 양도·대여 관행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금융위는 이번 혁신금융서비스 심사에서 신한카드의 미성년 자녀를 위한 가족카드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내용 가운데 기존 5만원이었던 건당 결제한도를 폐지하고 이용 가능한 업종에 청소년 밀접 업종을 추가·확대하는 것으로 지정내용을 변경하면서 카드 사용의 실효성을 제고했다.
미성년자 대상 신용카드 시장이 신한·삼성카드에서 우리·현대카드로 확장되면서 사용률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는 2021년 이미 ‘청소년 신용카드’에 대한 혁신금융서비스를 지정받은 바 있다.
신한카드는 청소년 전용카드 상품인 ‘신한카드 마이틴즈(My TeenS)’를 판매 중이다. 이 카드는 대중교통 이용 시 자동으로 청소년 할인이 적용되며 편의점 GS25에서 사용하면 별도 앱 구동이나 바코드 생성 없이도 GS&포인트 적립과 GS POP 서비스가 제공된다. 특히 전월 이용실적에 따라 중·고등학생이 GS25 편의점에서 바로 이용할 수 있는 2000, 4000, 6000원 모바일 기프티콘을 제공한다.
삼성카드는 최근 청소년 전용카드 상품인 ‘삼성 iD POCKET 카드’의 서비스를 개편했다. 기존의 교통, 문구, 서점, 편의점, 학원, 병원, 약국, 식음료 업종에 스터디카페, 온·오프라인 쇼핑, 사진관, 미용실, PC방, 놀이공원, 영화관 등 청소년들이 일상생활에서 자주 이용하는 업종을 이용 가능 업종으로 추가했다. 또 1회 5만원의 결제금액 제한을 없애 보다 편리하게 카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개편은 지난 4월 금융위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내용 변경에 따른 상품 서비스 변경으로 카드사 중 처음으로 진행됐다.
우리카드와 현대카드는 내년 상반기 미성년 자녀 대상 가족카드 서비스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미성년 자녀의 카드사용 남용과 부정 사용의 위험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한 금융업권 관계자는 “신용카드가 씀씀이를 자극해 과소비로 이어질 수 있다”며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금융교육이나 모니터링을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