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 직장인 A씨는 2년 간 매달 50만원씩 붓던 정기적금이 만기가 돼 지난달 1200만원을 받아들게 됐다. 아직 만기된 여유 자금 1200만원을 어디에 다시 투자할지 정하지 못한 A씨는 그대로 재예치하고 있으나 이자가 너무 적어 고민하던 중 연 3% 이상 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 파킹통장을 발견하고 우선 저축은행 파킹통장 중 금리가 가장 높은 곳에 두기로 했다.
최근 인터넷은행들이 파킹통장의 금리를 내리고 있는 반면 저축은행들은 잇달아 금리를 올리며 차이를 벌리고 있다. 이는 지난해 높은 금리에 유치한 수신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수신잔액이 대규모로 빠져나갈 것을 방지하기 위한 방편으로 풀이된다.
파킹통장은 중도해지 수수료 없이 수시 인출이 가능하고 단 하루만 맡겨도 약정금리를 보장해 주는 상품이다. 특히 최대 연 5%대 이자의 파킹통장도 등장해 짧은 시간 자금을 보관하는 용도로 사용하기 유용하다.
3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최근 사이다뱅크 입출금통장의 금리(1억원 이하)를 종전 연 2.8%에서 연 3.5%로 0.7%포인트 인상했다.
DB저축은행도 모바일 전용 파킹통장인 ‘M-DreamBig 보통예금’의 최고 금리를 연 3.5%(5000만원 이하)로 인상했다.
OK저축은행의 파킹통장인 ‘읏백만통장2’는 100만원 이하 예치금에 대해 최고 연 5%(기본금리 4.5%+우대금리 0.5%포인트) 이자를 제공한다. 100만~500만원 잔액에는 최고 연 3.5%, 500만~2000만원 예금에 대해서는 최고 연 3% 이자를 적용한다.
다올저축은행은 지난달 최고 연 4% 금리를 제공하는 파킹통장 상품 ‘Fi 커넥트 통장’을 출시했다. 금리는 1000만원 이하 연 3%, 1000만원 초과 연 0.5%이며, 여기에 오픈뱅킹 등록 시 우대금리가 각각 1%포인트 추가 적용된다.
KB저축은행에서 판매 중인 파킹통장 ‘kiwi팡팡통장’은 1억원 이하 예치 시 연 3%의 금리를 제공하며, kiwi 멤버십 가입이나 마케팅 수신 동의 등 조건을 만족하면 연 0.5%포인트 추가 적용해 최대 연 3.5%이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반면 저축은행과 수신경쟁을 벌이던 인터넷은행들은 파킹통장 금리를 내리는 모습이다. 파킹통장의 경우 수시로 돈이 들어오고 빠지다보니 안정성이 떨어져 정기예금 비중을 확대하기 위함이다.
케이뱅크는 최근 파킹통장인 ‘플러스박스’의 금리를 기존 연 2.4%에서 연 2.3%로 0.1%포인트 낮췄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16일에 금리를 0.2%포인트 인하했다. 토스뱅크도 최근 파킹통장 금리를 예치금에 상관없이 세전 연 2%로 통일했다. 기존에는 5000만원 이상 금액에 대해 연 2.8%를 적용해왔다.
그 사이 저축은행은 수신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있는데 이는 수신잔액이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의 수신 잔액은 지난 4월 말 114조6159억원으로 올해 1월 이후 매달 감소하며 총 6조1695억원이 빠져나갔다.
지난해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은행과의 예금금리 경쟁이 심화하면서 연 5~6%대까지 올렸던 수신금리를 다시 낮추자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경우 채권 발행 등 다른 자금조달 수단도 있으나 저축은행은 자금조달 수단이 예·적금 등으로 제한적이기 때문에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내세워 자금을 유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