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울고 LG 웃고…2분기도 ‘희비 교차’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삼성전자와 LG전자가 7일 나란히 올해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둔화로 저조한 실적을 보인 반면, LG전자는 생활가전의 호조와 전장 사업의 견고한 성장으로 역대 2분기 중 가장 높은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매출 60조 원, 영업이익 6000억 원의 올해 2분기 잠정 실적을 공개했다. 이는 지난 1분기 대비 매출은 5.88%, 영업이익은 6.25%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는 매출 22.28%, 영업이익은 95.74% 줄었다.

아직 세부 실적이 공개되지는 않지만,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 3조에서 4조 원 대 규모의 적자가 났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분기 반도체부문 적자 폭은 4조 원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2분기를 기점으로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메모리 감산 효과가 본격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3분기부터 감산 효과가 본격화되고, 출하는 이미 저점을 지나고 있기 때문에 메모리 재고 하락 본격화가 예상된다”며 “이는 (메모리) 가격 반등을 모색할 수 있는 구간으로 진입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또 오는 26일 언팩(제품공개) 행사에서 공개될 갤럭시Z플립5·갤럭시Z폴드5에 대한 기대가 큰 상태다. 이번 언팩은 예년보다 2주 빠른 시점에 열리는 점도 실적 견인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제품 조기 출시가 3분기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반면 LG전자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9조9988억 원, 영업이익 8927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2분기를 기준으로 매출액은 역대 최대고, 영업이익은 두 번째로 높은 성과다.

 

LG전자 관계자는 “사업 구조적 측면에서 전장 사업 등 기업간거래(B2B) 비중을 확대하며 사상 최대치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더욱이 이는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수요회복 지연 및 시장 내 경쟁 심화에도 불구하고 달성한 성과라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영업이익 또한 사업의 질적 성장 가속화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대폭(12.7%) 늘었다. 전사 워룸(War Room) Task 등 사업의 근본적 체질 개선을 위해 기울인 노력이 가시화된 결과다. 

특히 이번에 발표한 2분기 잠정실적에 인적 구조 선순환(희망퇴직 등)과 관련한 비경상 비용이 포함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사업 성과를 기반으로 한 영업이익은 시장의 기대치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생활가전은 글로벌 최고 수준의 제조 경쟁력이 견조한 실적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올 들어 폭염과 장마 전망이 이어져 온 가운데 제습기, 에어컨 등 고효율 제품 매출이 늘었다. 올 상반기 제습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이다. 

또 TV 사업은 글로벌 수요 침체 지속에도 webOS 콘텐츠‧서비스 사업이 의미 있는 성장을 거듭했다는 게 LG전자 측의 설명이다. 전장 사업 역시 높은 수주잔고와 안정적 공급망 관리를 통해 고속 성장을 이어갔다. 

한편, 양사는 이달 말 예정된 실적설명회를 통해 2분기 연결기준 순이익과 각 사업본부별 실적을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