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새마을금고가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채권 부실로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가능성까지 대두되며 홍역을 치른 가운데 부실 리스크가 저축은행 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저축은행업권은 이번 사태로 소비자들의 불안심리가 저축은행으로까지 전이되며 예금인출 사태가 나타날까 수신 동향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금융당국 또한 금융시장의 ‘약한 고리’로 꼽히는 부동산 PF에 취약한 저축은행에 대해 집중관리에 들어가며 경각심을 놓지 않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현재 각 저축은행의 예금잔액, 유동성비율, 연체율 동향 등을 일별로 체크하고 있다.
현재 저축은행의 건전성, 자본력 등 지표는 문제가 없으나 시장 불안이 번지면 대규모 인출로 이어질 수 있어 금융당국에서 사전 모니터링을 강화해 변화가 감지되면 즉각 조치하려는 것이다.
한국은행과 금융권에 의하면 올해 들어 저축은행 수신잔액은 6조원 넘게 감소했다. 월별로 보면 1월 120조7854억원에서 2월 118조9529억원, 3월 116조431억원에 이어 4월 114조6159억원으로 줄었다.
새마을금고의 수신잔액은 2월 265조2700억원에서 3월 262조1427억원에 이어 4월 258조2811억원으로 7조원 가까이 빠진 바 있다.
또 저축은행은 올해 조달 및 대손 비용 증가 등으로 수익성이 저하됐다. 올해 1분기 79개 전체 저축은행은 당기순손실 523억원을 기록하며 9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자산규모 상위 5개 저축은행 역시 적자는 겨우 면했으나 순이익이 1년 전보다 78% 급감했다.
연체율도 상승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전체 저축은행의 평균 연체율은 5.07%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59%) 대비 2.48%포인트 오른 수치다. 저축은행 평균 연체율이 5%를 넘긴 것은 지난 2018년 이후 약 5년 만이다.
금융권 전반에 부동산 PF 불안감이 커지자 저축은행들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부동산 PF대출 전체 규모를 줄이고 있으나 연체율은 높아지고 있다.
저축은행업권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2020년 말 6조9000억원에서 2021년말 9조5000억원, 지난해 10조5000억원까지 증가했다가 올해 3월 말 10조1000억원 수준을 유지 중이다.
부동산 PF 연체율은 2020년 2.43%에서 2021년 1.22%까지 낮아졌지만 2022년 2.05%로 상승한 뒤 올해 3월 말 4.07%까지 올랐다.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등 신용평가사들은 이같은 비우호적인 업황을 근거로 최근 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줄줄이 하향조정했다. 올해 초까지 ‘안정적’ 전망으로 평가받았던 OK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 등 대형 저축은행도 ‘부정적’으로 변경되며 신용등급 강등을 피하지 못했다.
다만 저축은행 업계는 2011년 부실사태 이후 타 업권 대비 엄격한 규제를 받고 있고, 리스크 관리 강화 등의 노력을 하고 있어 과도한 위기설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뱅크런이라는 게 심리적인 문제로 한두명이 돈을 인출하면 다른 사람들도 같이 인출하며 빠르게 확산하는 만큼 경계를 늦추지 않고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