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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비리 얼룩진 태양광…한국전력 부실 주범

2023-07-25 15:13 | 조성준 기자 | abc@mediapen.com
[미디어펜=조성준 기자]전 정부의 탈원전 정책 핵심인 태양광발전 사업의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한국전력은 난처한 상황에 직면했다.

정부와 정치권의 조사에서 한전 직원들의 태양광 관련 비위 사실이 드러나는 등 책임에 있어 전 정부의 태양광발전 문제가 자유로울 수 없는 입장이다.

동시에 전 정부에서 전력 단가가 비싼 태양광 발전을 무차별적으로 확대하면서 발생한 비효율성이 결국 한전 부실로 이어지는 피해를 있었다.


◇ 한전 관련 태양광 비리 사례 다수 적발

25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이 발표한 ‘태양광발전 등 전력산업기반기금사업 2차 점검결과’에서 문 정부의 태양광 비리 백태가 드러났다.

이번에 발표된 2차 점검 비위 조사는 지난해 9월 1차 발표 후속 조치로, 한국전력 전력기금사업단, 한국에너지공단, 한국전기안전공사, 지방자치단체,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등이 대상이다.

이번 2차 발표에서는 5824억 원(5359건)의 위법·부적정 사항이 적발됐다. 지난해 9월 있었던 1차 조사보다 범위를 넓혀 사실상 문 정부 시절(2018~2022년) 전력기금 사용실태를 전수조사했다.

제주항공우주박물관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 /사진=미디어펜



이로써 추진단은 지난 1차 조사 결과인 2616억 원(2267건)에 이번 2차 조사의 5824억 원(5359건)을 합해 총 8440억 원(7626건)의 비위 규모를 밝혀냈다.

한전과 관련해서는 도서지역 발전시설 운영을 한국전력 퇴직자 단체 자회사인 A사와 수의계약으로 위탁한 것과 관련해 다수의 부정 사례가 적발됐다. 

한전이 직접 수행해야 하는 업무를 A사에 위탁시키고 이를 감사원에 통지하지 않은 사례도 40건이나 있었다. 아울러 2019년 정부가 공기업은 퇴직자 단체의 자회사와 수의계약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규정을 제정 및 시행한 후에도 한국전력이 3년 간 법령을 어기며 A사와의 수의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도 한전에 대한 질타는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이종배 의원실은 2017년부터 현재까지 한전(태양광), 한수원(원자력)의 징계현황을 분석했는데, 문 정권에서 적발된 한전의 태양광 비위가 109건이었다. 한전의 태양광 비위는 징계처분일 기준으로 2017년 2건, 2018년 34건, 2019년 44건, 2020년 3건, 2021년 21건, 2023년 5건이었다.

한수원의 원전 비위는 불과 7건이었고, 이마저도 안전관리 등 업무처리 중 발생한 사안으로 분석됐다.

반면 한전의 태양광 비위는 공기업 직원들이 사적으로 이권(利權)을 취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 태양광 고비용, '울며 겨자먹기'로 받아내다 부실화

한전의 태양광 발전 비위 적발 사례는 대부분 직원들의 일탈행위로 인해 발생했지만, 회사 전체로는 문 정부의 비효율 전력 체계를 감당하느라 부실화됐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태양광 사업자 매출은 3조 원을 넘었다. 원전보다 훨씬 비싼 태양광 발전 전기단가를 맞추는 비용은 고스란히 한전이 부담했다. 올해 1~5월 한전의 태양광 발전 구매 단가는 평균 kWh당 171원으로, 원전(42~63원)의 3~4배에 달한다.

전력거래소가 발간한 '2022년도 전력시장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태양광발전 전력거래금액은 2021년보다 약 1조 원 늘어난 1조5984억 원에 달했다. 전력거래금액은 발전사업자가 전력거래소를 거쳐 한전에 판매한 금액이다.

한국전력공사 전경./사진=한전 제공



지난해 태양광발전 전력거래금액이 급증한 것은 1년 만에 두 배 이상 오른 정산단가 때문이다. 태양광 발전량은 2021년 6390기가와트시(GWh)에서 2022년 8361GWh로 31% 늘었지만, 정산단가는 킬로와트시(kWh)당 191.17원으로 약 98원 올랐다. 105% 급등한 셈이다.

한전이 전력거래소를 거치지 않고 태양광 발전사업자들로부터 직접 구입한 비용도 급증했다. 전력거래소를 통한 구매와 직접 구매를 합하면 태양광 사업자의 매출은 3조1000억 원에 육박한다.

한전은 비싼 태양광 전력 단가를 맞추느라 전력을 판매할 수록 적자가 커지는 기형적 구조에 빠졌다. 한전은 현행 제도 상 태양광 전력을 사실상 의무적으로 구매해야 한다.

소형 태양광 발전소 인프라 구축 비용도 고스란히 한전이 부담하며 부실을 부채질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한전은 1메가와트(㎿) 이하 소형 태양광 발전소 전력 송·배전망 구축에 지난 6년간 1조1500억 원을 사용했다.

이는 문 정부 들어 탈원전의 대안으로 태양광 발전을 적극 확대하면서 소규모 태양광 발전소가 우후죽순 생겼기 때문이다. 이들 발전소의 계통 접속 신청이 폭발적으로 늘었고, 전국 임야나 맹지에 형성된 소규모 태양광 발전소의 송·배전 설치 비용은 한전이 부담했다.

더 큰 문제는 이미 신청은 받았으나 미이행한 2900㎿의 소형 태양광 송·배전을 2026년까지 마무리할 계획인데, 추가 비용만 7511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문 정부는 탈원전 대신 태양광 발전을 무분별하게 확장시키면서 책임은 대부분 한전에 떠넘기는 행태를 반복해온 것이다. 

한편 정부는 제도 개편에 나섰다. 산업부는 신·재생에너지 정책혁신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고 1㎿ 이하 태양광 무제한 접속 제도를 재검토하는 조치를 추진 중이다. 또한 발전 사업 인·허가 제도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한전이 전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의 일환으로 마련된 태양광 발전 확대를 수행하면서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면서 구조적 문제를 떠안게 됐다"며 "전력수급체계 안정화에 기준을 두고 다양한 개선 조치가 시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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