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최근 주요 은행권이 연 4%대 이자를 제공하는 예금상품들을 속속 내놓으면서, 시중 유동자금의 '역 머니무브'가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13일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이달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기대감에 시장금리가 올라간 여파다. 전날 연준이 베이비스텝(한번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을 단행하면서 향후 시장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예금금리가 추가로 오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주요 은행권이 연 4%대 이자를 제공하는 예금상품들을 속속 내놓으면서, 시중 유동자금의 '역 머니무브'가 본격화되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27일 은행권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등에 따르면 최근 연 4%를 넘어선 정기예금 특판상품(만기 1년, 우대금리 포함 기준)이 하나둘 나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은 최고 연 4.20%의 이자를 제공해 은행연 회원사 중 가장 금리가 높았다. 이어 특판으로 각각 나온 우리은행의 '우리 첫거래우대 정기예금'과 BNK경남은행의 '올해는예금 시즌3'를 비롯해 JB전북은행의 'JB 1·2·3 정기예금'이 나란히 연 4.10%를 기록하고 있다.
Sh수협은행과 BNK부산은행도 특판상품으로 'Sh첫만남우대예금' '더(The) 특판 정기예금'을 각각 판매 중인데 금리는 최고 연 4.02%, 연 4.00%를 자랑한다. IBK기업은행의 'IBK D-데이(Day) 통장'도 연 3.99%의 금리를 제공해 연 4.00%에 육박한다.
4%대 이자를 제공하는 예금이 속출하는 건 이달 은행채 금리가 4%대로 치솟은 영향이 크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예대율 규제 정상화를 앞두고, 은행들이 기준치 이상으로 유동성을 사전 확보하기 위해 수신(예·적금)금리를 높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미 연준이 현지시간으로 지난 26일 베이비스텝을 밟으면서 미국의 기준금리는 기존 5.00~5.25%에서 5.25~5.50%로 상향 조정됐다. 우리나라 시장금리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대목인데, 은행권이 예금금리를 현 수준보다 올릴지 관심이 쏠린다.
현재로선 시장금리 인상으로 상품 금리를 추가 인상할 유인이 생겼지만, 새마을금고 사태 이후 1금융권 선호 현상이 짙어지면서 은행권의 자발적인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다소 희석된 상황이다.
실제 은행권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역 머니무브는 이미 본격화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이달 1~20일 예·적금 잔액은 683조 6674억원으로 전달 676조 9723억원 대비 약 6조원 이상 증가했다. 전달 예적금 잔액은 5월 말보다 약 9조원 늘었다.
특히 수신금리 인상이 자금조달비용지수(코픽스·COFIX) 인상으로 이어져 대출금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한 은행 관계자는 "미 연준의 금리인상으로 자연스레 시장금리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예·적금의 영향을 받는 코픽스 금리가 2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대출금리도 덩달아 오를 가능성이 있는 만큼, 추가 수신금리 인상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고 전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