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국내 82개 그룹이 다른 나라에 세운 해외법인 숫자는 올해 기준 5680여 곳으로 국내에 설립한 계열사보다 2600곳 이상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에서도 미국에 세운 법인이 최다였고, 중국에는 다음으로 많은 회사를 운영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 삼성은 지난 2018년 이후 5년 새 100여 곳에 달하는 해외계열사를 줄인 반면, 한화는 같은 기간 400곳 이상 해외법인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은 지난 2018년 이후 5년 새 100여 곳에 달하는 해외계열사를 줄인 반면, 한화는 같은 기간 400곳 이상 해외법인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4대 그룹 해외 법인 변동 현황. /표=한국CXO연구소 제공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3년 국내 82개 그룹 해외계열사 현황 분석’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올해 자산 5조 원 이상으로 지정한 82개 그룹이다. 해외계열사는 각 그룹이 공정위에 보고한 자료를 참고했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국내 82개 그룹이 높은 지분을 통해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해외계열사는 129개국에 걸쳐 5686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공정위 지정 대기업 집단에서 운영 중인 5287개 해외법인 보다 399곳 많은 숫자다. 특히 올해 82개 그룹의 국내 계열사 숫자는 올해 기준 3076곳인데, 해외계열사는 이보다 2610곳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조사된 그룹 중에서는 한화가 739곳으로 가장 많은 해외법인을 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 2021년 파악된 447곳 대비 292곳 많아진 것이고, 작년 조사된 637곳과 비교하더라도 1년 새 102곳 증가한 숫자다.
국내 그룹 중에서는 한화가 작년과 올해 2년 연속으로 가장 많은 해외계열사를 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한화는 작년 대비 올해 공시 기준으로 미국에 세운 해외법인이 198곳에서 241곳으로 45곳 늘었고, 스페인에 설립한 해외계열사도 83곳에서 105곳으로 22곳 더 늘렸다.
한화 다음으로 해외계열사가 많은 그룹은 SK다. 올해 파악된 SK 그룹의 해외법인 숫자는 598곳이다. 이는 작년 541곳과 비교하면 1년 새 57곳 많아진 숫자다. 2021년에 367개 해외계열사를 둔 것을 감안하면 2년 새 231곳이나 많은 회사가 타국에 세워졌다.
삼성은 566곳으로 한화, SK 다음으로 세 번째로 해외법인을 많이 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은 지난 2021년까지만 해도 국내 그룹 중 가장 많은 해외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었는데, 지난해부터 최다 해외법인 보유 그룹이라는 타이틀을 반납했다.
특히 삼성은 지난 2018년만 해도 663개나 되는 해외계열사를 두고 있었는데, 이후 2019년(626곳)→2020년(608곳)→2021년(594곳)→2022년(575곳)에 이어 작년까지 지속적으로 해외에서 세운 법인 숫자를 점차 줄여온 것으로 파악됐다.
2018년 이후 5년 새 문을 닫은 해외법인만 해도 99곳이나 됐다.
해외국가 중에서도 삼성은 중국에서만 지난 2018년 87곳이던 계열사를 올해는 65곳으로 5년 새 22곳으로 가장 크게 줄었다. 다음으로 브렉시트(Brexit) 이슈로 주목을 끌었던 영국에서도 2018년 47곳이던 법인이 올해는 32곳으로 5년 새 15개 법인을 철수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 SK, 삼성 다음으로 △CJ(393곳) △롯데(204곳) △GS(156곳) △포스코(142곳) △네이버(105곳) 순으로 올해 파악된 그룹별 해외법인 숫자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국내 대기업이 여러 국가에 해외법인을 많이 세우는 것은 글로벌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전초 기지를 만든다는 점에서는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서도 “다른 나라에 공장과 회사를 설립함으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 등이 다소 줄어든다는 측면에서는 다소 아쉬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