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인터넷은행으로의 고객 쏠림현상이 최근 심화되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고객 수 2200만명 고지를 눈앞에 둔 가운데,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도 빠른 속도로 고객 수를 늘려가고 있다.
완전 비대면으로 은행업무를 운영 중인 만큼, 사용자 중심의 인터페이스(UI)와 경험(UX)으로 편리한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제공한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더불어 조건 없는 우대금리 혜택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인터넷은행으로의 고객 쏠림현상이 최근 심화되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고객 수 2200만명 고지를 눈앞에 둔 가운데,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도 빠른 속도로 고객 수를 늘려가고 있다./사진=각사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의 모바일뱅킹 고객 수가 무서운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가장 많은 고객 수를 자랑하는 카뱅은 지난 1분기 2118만명에서 2분기 2174만명으로 늘어나며 2200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케뱅도 지난해 9월 말 고객 수 800만명을 달성한 후 10개월여만인 지난 9일 900만명을 돌파했다. 토뱅은 하루 평균 1만 1000명의 신규 고객이 꾸준히 유입되면서 지난해 상반기 360만명에 이어 지난 7월 말 고객 수 700만명을 넘어섰다.
세 은행 모두 청년층보다 중장년층 고객이 빠르게 늘어나 눈길을 끈다. 카뱅의 경우 연령별 인구 대비 고객 비율에서 40대가 지난해 2분기 55%에서 1년만에 64%로 치솟았다. 50대 침투율은 30%에서 40%로, 60대 이상은 7%에서 10%까지 늘어났다.
케뱅도 900만 돌파를 이끈 주력층은 50대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1년 말 16%에 불과하던 50대 이상 비중은 올해 7월 말 21%까지 올라오며 첫 20%를 넘어섰다. 그 외 30대 29%, 40대 25%, 20대 23% 등을 기록했다.
토뱅의 경우 20대 점유율이 26%로 가장 많은 고객층을 차지했지만, 40대와 50대 이상의 점유율도 각각 23% 22%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30대는 23%로 집계됐다.
세 은행의 가파른 성장세는 금리 경쟁력이 크게 작용한 모습이다. 거듭된 기준금리 인상으로 예금과 대출에서 '금리'가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 것이다.
카뱅은 대표 상품인 △모임통장 △26주적금 외에도 △중저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 △기록통장 △신용대출 갈아타기(대환) △약속한 수익 받기(발행어음) 등이 좋은 반응을 얻은 덕분으로 분석했다. 특히 경쟁력 있는 금리를 제공하는 중저신용대출·주담대·대환 덕분에 대출고객이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후문이다.
케뱅도 금리에 민감히 반응하는 금융 소비자들을 타깃해 예금·대출 상품의 금리 경쟁력을 갖춘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케뱅은 주력 상품인 아파트담보대출에서 금리를 여섯 차례 인하하고 우대금리 조건도 폐지하면서, 타행으로부터 대환(대출 갈아타기) 고객을 상당히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토뱅은 흥행 요소로 금융권 최초로 시도한 △고금리 수시입출금 통장 △상시 금리 인하 요구권 외에도 △지금 이자 받기 △먼저 이자 받는 정기예금 등 금융소비자들이 누리지 못하던 혁신 서비스를 내놓으며 고객 유입을 꽤 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 이용의 편의성도 한 몫을 한다. 한국은행이 펴낸 '2022년중 국내은행 인터넷뱅킹서비스 이용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은행의 인터넷뱅킹 등록고객수는 2억 704만명으로 전년 말 대비 8.5% 증가했다.
이 중 모바일뱅킹 등록고객수는 1억 6922만명으로 10.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한은은 인터넷은행의 영향으로 2019년부터 매년 10%를 상회하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인터넷은행의 모바일뱅킹 등록고객수 및 이용건수는 2019년에 견줘 각각 2.5배 2.7배 증가해 시중은행의 1.2배 1.5배 대비 상대적으로 훨씬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고객층에서 모바일뱅킹에 거부감을 보이는 중장년층의 성장이 두드러지는 건 주목할만 하다"며 "시중은행과 달리 특별한 우대조건 없이 제공하는 금리 혜택과 모바일뱅킹의 편리함이 두루 긍정적으로 작용한 모습이다"고 평가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