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빚을 제때 갚지 못해 신용회복위원회로부터 원금을 감면받은 20대 청년층의 수가 올해 상반기 4600여명에 달해 201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서 소득이 부족해진 가운데, 생계비 명목으로 소액대출을 받았다가 상환을 제때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또 무분별하게 빚내어 투자하는 '빚투' 현상까지 겹치면서 부채가 겉잡을 수 없이 커졌고, 상환이 버거워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빚을 제때 갚지 못해 신용회복위원회로부터 원금을 감면받은 20대 청년층의 수가 올 상반기 4600여명에 달해 201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김상문 기자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실이 신용회복위원회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개인워크아웃 원금감면 확정자는 3만 8494명으로 지난해 상반기 3만 4621명 대비 11.2% 증가했다. 원금감면을 받은 계층은 전 연령대에서 감지됐는데, 통계가 집계된 5년 전 2018년 상반기 2만 3972명에 견주면 약 61% 증가한 수치다.
개인워크아웃은 빚을 갚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신용회복위원회가 중재를 거쳐 채무원금을 최대 90%까지 감면해주고 이자 부담을 낮춰주는 제도다. 개인회생과 개인파산 전 거치는 마지막 구제책인 셈이다.
같은 기간 원금감면 확정 채무액은 653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5532억원 대비 18.4% 증가했다. 2018년 상반기 2794억원에 견주면 약 133.9% 급증한 셈이다.
원금감면 수치에서 눈에 띄는 계층은 20대 이하다. 20대 이하 개인워크아웃 원금감면 확정자 숫자는 올 상반기 4654명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통계가 집계된 지난 2018년 상반기 2273명 이후 역대 최다치다. 증감율만 따지면 105%에 달한다.
원금감면 확정자 수는 2021년 상반기 4019명까지 증가했다가 지난해 상반기 3509명으로 잠시 주춤했는데 올들어 크게 반등했다.
감면액도 20대가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다. 20대 감면액은 2018년 상반기 120억원에 조금 못 미쳤는데, 올 상반기 410억원을 돌파하며 약 3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인 평균 감면 채무액도 2018년 530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880만원으로 약 67.2% 치솟으며,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원금을 감면해줘야 할 만큼 상환능력이 떨어진 20대 대출자가 크게 늘어났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연간 기준으로 놓고 보면 원금 감면 채무액 규모는 연령대를 불문하고 매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까지 5년간 누적 원금감면액만 약 4조 8000억원에 달했다. 특히 원금감면율이 매년 높아지면서 '10% 단위 구간별 확정자 수'는 지난해 70~80% 감면 구간에서 1만 2714명으로 가장 많이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생계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대출자 외에도 부동산·주식·가상자산 열풍에 편승해 빚투에 나섰던 청년들이 제때 빚을 갚지 못한 영향도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최 의원은 "코로나 기간을 거치면서 20대 청년층이 일하고 싶어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소득이 줄어들면서 개인워크아웃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청년층의 은행권 연체율 증가, 소액생계비대출 이자 미납률 증가, 선구매후불결제서비스(BNPL) 연체율 증가 등 각종 위기신호가 감지되는 가운데 청년층의 부채 문제와 상환능력 제고에 대한 심도있고 근본적인 해결방안 논의가 시급하다"고 전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