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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가 사과 산지도 바꿨다... 농진청, 지역 맞춤형 품종 개발

2023-09-13 11:23 | 구태경 차장 | roy1129@mediapen.com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기후 온난화로 사과 재배지역이 조금씩 이동함에 따라 사과 주요 생산지로 통하던 대구·경북지역의 사과 재배 면적은 30년 새 44% 줄어들었다. 반면 같은 기간 강원도의 사과 재배 면적은 24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위기에 대응해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사과 '골든볼' 품종 및 기존 개발 품종들./사진=미디어펜



이에 농촌진흥청은 기후 환경과 농업 여건 변화에 따라 지역 맞춤형 품종 보급으로 안정적인 사과 생산 기반을 갖출 계획을 내놨다. 

김명수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은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올해부터 강원도 홍천에 ‘컬러플’ 생산 단지를, 대구 군위에 ‘골든볼’ 생산 전문 단지를 조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홍천에 보급하는 우리 사과 ‘컬러플’은 수확기가 10월 상·중순(중만생종)으로 당도 15.2브릭스(Brix), 산도 0.55%로 새콤달콤한 맛이 으뜸이다. 탄저병, 겹무늬썩음병, 갈색무늬병에 강하고 이름(Colorpple)처럼 껍질이 붉고 표면이 매끈하면서 모양이 예쁘다.

홍천군은 밤낮 일교차가 커 수확기가 늦은 ‘컬러플’ 품질을 높일 수 있는 조건을 두루 갖췄다. 농진청은 지난 4월 ‘컬러플’ 묘목 4300그루를 확보해 심었고 2024년까지 총 3헥타르(ha) 면적에 8000그루를 심는다는 계획이다.

컬러플./사진=농진청



일교차가 큰 지역에서 사과를 재배하면 과일 당도가 높아져 맛이 좋아지고, 소비자와 유통업자가 좋아하는 세로로 긴 형태의 사과 모양이 된다는 것이 농진청의 설명이다. 

또 군위에 보급하는 우리 사과 ‘골든볼’은 8월에 수확하는 노란 여름 사과로 껍질을 빨갛게 물들이는 색들임(착색)이 필요 없어 노동력을 줄일 수 있는 품종이다. 당도 14.8브릭스, 산도 0.51%로 한여름 사과로는 드물게 단맛과 신맛이 조화롭다.

군위군은 위도가 낮은 지역으로 과일 색들임 면에서 다른 지역보다 경쟁력이 약한 상황이어서 ‘골든볼’ 재배에 꼭 맞는 지역으로 판단했다. 농진청은 지난 5월 군위와 생산단지 조성 협의를 마쳤고, 내년 묘목을 생산해 2025년 5헥타르 면적에 시범사업으로 묘목 1만 5000그루를 보급할 예정이다.

김 원장은 “사과는 우리나라 과일 재배 농가의 16.8%를 차지하고 재배 면적도 가장 넓은 작목이지만, 현재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의하면 2100년에는 강원도 일부에서만 재배될 것으로 예측돼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전보다 촘촘한 보급 체계를 만들고 유통시장도 확보해 다양한 품종을 원하는 소비자 수요에 부응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농진청은 이들 품종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컬러플’은 농산물 전문 유통업체(네오게임즈)를 통해 ‘골든볼’은 대구경북능금농협을 통해 재배 물량을 안정적으로 유통한다는 계획이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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