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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동결에도 대출금리는 더 뛴다

2023-10-20 11:18 | 백지현 기자 | bevanila@mediapen.com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50% 수준에서 동결했지만 대출금리는 당분간 더 오를 전망이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 될 전망인 가운데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국내 은행채 금리가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 돌아오는 대규모 고금리 예금 만기를 재유치하기 위한 은행권의 수신금리 경쟁도 대출금리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서울 한국은행 본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전날 기준금리를 연 3.50% 수준에서 동결했다. 한은은 올해 1월 연 3.25% 수준인 기준금리를 3.50%로 인상한 이후 현재까지 6회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기준금리가 동결됐음에도 은행권 대출금리는 당분간 오름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금리 긴축 장기화를 시사하면서 미 국채금리가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뛰면서다. 19일(현지시간)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연 5.0% 선을 돌파했다. 미 국채금리가 오르면 시차를 두고 우리나라 국채금리와 국내 은행권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도 따라 상승한다.

시장금리 상승 여파로 이미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상단은 연 7%를 넘어섰다. 전날 기준 이들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4.56~7.134%로 집계됐다.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신규 취급액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지난달 3.82%로 전월 대비 0.16%p 상승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상승 또는 하락한다.

대규모 고금리 수신상품의 만기가 올 하반기 돌아오면서 이를 재유치하기 위한 은행권의 수신금리경쟁도 대출금리 인상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은행 예금금리가 올라가면 조달비용 증가로 이어져 대출금리 상승이 불가피하다. 올 9월 이후 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정기예금의 규모는 118조원에 달한다.

은행권은 지난해 9월 불거진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움을 겪자 수신금리를 높여 자금을 조달했다. 지난해 10~12월 예금은행의 평균 수신금리는 연 4%를 웃돌았다. 기준금리(연 3.5%) 수준에 머물렀던 5대 시중은행의 최고금리도 최근 연 4%대 문턱에 올라섰다.

고금리가 장기화될 전망인 가운데 이창용 한은 총재는 '무리한 부동산 투자'에 대한 경계를 재차 경고했다. 한은은 전날 금융통화위원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최종금리에 대해선 전체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연 3.75%까지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금리가 떨어져서 비용 부담이 적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점에 대해 경고한다"며 "여러 경제 상황을 볼 때 미국도 고금리 장기화를 말하는데 금리가 빨리 떨어질 것이라고 보면 안 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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